진중권 “윤석열, 이제 임기 중요한지 의문… 검찰 위해선 지금 사퇴해야”

“민주당, 수사청 만들어 檢수사권 뺏으려 해… 총장으로서 가만히 있으면 안 돼”
진중권 전 동양대학교 교수. 연합뉴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윤석열 검찰총장의 대선 출마 관련해 “(뜻이 있다면) 지금 사퇴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25일 진 전 교수는 서울 마포구에서 열린 ‘더 좋은 세상으로’ (마포포럼)에 ‘싸움의 기술, 여당을 이기는 전략’이라는 주제로 강연에 나서 이같이 말했다. 마포포럼은 김무성 전 의원 등이 주도하는 모임으로 전·현직 의원 60여명이 참여한 모임이다.

 

진 전 교수는 차기 대권 후보로 거론되는 윤 총장과 최재형 감사원장에 대한 질문을 받자 “윤 총장은 그냥 충실한 검사 같다. 7월까지 임기인데 퇴임할 때 ‘우리나라에도 검사다운 검사가 있었다’는 명예를 가지고 퇴직하는 것이 윤 총장의 꿈인 거 같고 저도 이것을 바란다”고 밝혔다.

 

다만 진 전 교수는 대선에 뜻이 있다면 지금이 사퇴 적기라고 했다. 그는 “검경수사권 조정이 시행된 지 두 달이 됐는데 더불어민주당이 중대범죄수사청을 만들어 검찰의 수사권을 뺏으려 한다”며 “정권의 비리는 갈수록 정교해지고 복잡해지는데 수사역량이 있는 검찰의 수사권을 뺏으려 한다면 검찰총장으로서 가만히 있으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윤석열 검찰총장. 연합뉴스

그러면서 “지금까지 직 지키는 게 중요했다면 이제는 이게 중요한지 의문”이라며 “7월까지 임기를 채우는 것보다 ‘이건 아니다’라는 확실한 신호를 주는 게 그림도 좋지 않을까”라고 대권 도전을 전제로 한 사퇴 필요성을 역설했다.

 

진 전 교수는 “(윤 총장이) 7월까지 직을 유지한다고 해서 그게 과연 검찰을 지키는 것일까, 맷집 좋게 얻어만 맞고 나오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도 했다.

 

민주당은 검찰 수사권 완전 폐지 및 중대범죄수사청 신설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여당 계획대로 3월 초 수사청 법안 발의 후 상반기 내 국회 통과가 이뤄진다면 오는 7월 임기를 마치는 윤 총장이 마지막 검찰총장으로 남을 수 있다.

 

검찰 내부에서는 여권의 수사청 법안이 올해 1월부터 시행된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이 자리도 잡기 전에 나왔다는 점에서 반발하는 기류가 강하다. 법조계에 따르면 윤 총장은 여권의 수사청 추진에 대해 본인의 거취를 걸고 반대에 나설지 등 숙고를 거듭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진 전 교수는 최근 검찰 고위간부급 인사 조율 과정에서 배제당한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이 사퇴 번복 사태를 빚은 데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그냥 ‘핫바지’가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제가 볼 때는 이 나라 어느 단위에서 국정농단을 하고 있고, 대통령이 ‘노(no)’라고 못 하고 끌려가고 있다”며 “대통령은 꼭두각시로 세워놓고 그냥 (여당) 자기들이 다 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