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중국 수출 초기의 물품내역서는 보잘것없었다. 미국의 산업이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19세기 초 전후의 미국 경제는 자급자족 수준의 농촌경제에 불과했다. 따라서 1784년 2월 미국의 첫 중국 상선 ‘중국 황후’에 선적된 물품은 초라했다. 가죽, 술(곡주)과 멕시코 은화 등에 불과했다. 이 중 최고 상품 가치로 자부했던 것은 인삼(30톤)이었다.
중국은 1700년대부터 미국 인삼을 복용했다. 당시 미 국무장관 새뮤얼 쇼도 인삼이야말로 중국 시장의 개방에 어필할 수 있는 특효약으로 생각할 정도였다. 미국의 대중 인삼 수출은 과할 정도였다. 그 결과 인삼 가격의 하락으로 이어졌다.
1790년대부터 1820년대까지 미국은 600만마리 이상의 해표(海豹) 가죽을 수출했다. 1824년에 이들은 주요 서식지인 남아메리카와 남아프리카 지역에서 사라졌다. 바다코끼리 수천마리도 기름 생산을 위해 희생됐다. 이밖에 하와이와 피지 산의 단향목과 해삼 등도 주요 수출상품이었다. 멕시코 은화도 수백만개 이상이 중국행 상선에 선적됐다. 이를 밑천으로 미국 상인들은 중국 차와 자기그릇 등 고가품을 수입해 큰 시세차익을 남겼다. 이는 이후 미국의 산업화와 근대화의 종잣돈이 되었다.
주재우 경희대 교수·국제정치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