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3·1절 기념사에서 “우리 정부는 언제든 일본 정부와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눌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과거 문제는 과거 문제대로 해결해 나가면서도 미래지향적인 발전에 더욱 힘을 쏟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올해 개최 예정인 도쿄올림픽 협력도 시사했다.
문 대통령은 1일 오전 3·1 운동 발상지인 서울 탑골공원에서 진행된 ‘제102주년 3·1절 기념식’에 참석해 이같이 말한 뒤 “역지사지의 자세로 머리를 맞대면 과거의 문제도 얼마든지 현명하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의 성장은 일본의 발전에 도움이 되고, 일본의 성장은 한국의 발전에 도움이 됐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우리가 넘어야 할 유일한 장애물은, 때때로 과거의 문제를 미래의 문제와 분리하지 못하고 뒤섞음으로써, 미래의 발전에 지장을 초래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한일 양국은 과거와 미래를 동시에 바라보며 함께 걷고 있다”면서 “올해 열리게 될 도쿄올림픽은 한·일 간, 남·북 간, 북·일 간 그리고 북·미 간의 대화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 한국은 도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나아가 한일 양국이 코로나로 타격받은 경제를 회복하고, 더 굳건한 협력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질서를 함께 만들어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관련, “오늘 우리가 코로나를 이겨내고 있는 힘이 100년 전 우리 의료인들의 헌신과 희생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매우 자랑스럽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또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의료진의 노고를 격려하며 “정부는 끝까지 방역에 최선을 다하며, 국민 한 분 한 분이 모두 코로나로부터 안전할 수 있을 때까지 백신 접종에 만전을 기할 것이며, 다음 겨울에 접어드는 11월까지 집단 면역을 이룰 것”이라고 다짐했다.
올해 G7 정상회의 참여에 대한 소감도 밝혔다. 문 대통령은 “100년 전, ‘파리평화회의’의 문턱에서 가로막혔던 우리가, 이제는 G7정상회의에 초청받을 만큼 당당한 나라가 됐다”라면서 “올해 G7 정상회의 참여로 우리가 이룬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모든 성취 위에서 ‘선도국가, 대한민국호’가 출발하는 확실한 이정표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서는 “지난해 12월 우리는 미국, 중국, 러시아, 몽골과 함께 ‘동북아 방역·보건협력체’를 출범시켰다. 일본도 참여를 검토하고 있으며, 나아가 북한도 함께 참여하기를 기대한다”면서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위해서도 변함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동북아 방역·보건협력체’ 참여를 시작으로 북한이 역내 국가들과 협력하고 교류하게 되길 희망한다. 한반도와 동아시아에 상생과 평화의 물꼬를 트는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기념식은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상황을 감안해 애국지사와 광복회, 독립유공자 후손, 정부 주요인사 등 50여명의 소규모 인사가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메이저리거 류현진 선수가 ‘국기에 대한 맹세문’을 영상을 통해 낭송으며, 스포츠 선수 약 170여명이 함께 부르는 애국가를 제창하는 모습도 전파를 탔다.
이번 3·1절 기념식 장소인 탑골공원은 1919년 3·1운동의 발상지이자 민족의 독립정신이 살아 숨 쉬는 뜻 깊은 곳이다. 청와대는 “102년 전 그날 시민과 학생들이 만세운동을 외치고 독립선언서를 낭독했던 팔각정을 무대로 평화와 독립을 염원했던 선열들의 숭고한 애국애족 정신이 현재에도 그대로 이어지길 바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