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의 장벽, 1인치의 이 장벽을 뛰어넘는다면 여러분은 훨씬 더 많은 영화를 즐길 수 있다.” 지난해 1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제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기생충’으로 최우수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의 수상 소감은 큰 울림을 줬다. 봉 감독이 그토록 허물기를 바랐던 ‘1인치 장벽’은 올해 골든글로브에서도 여전히 견고했다.
어제 제78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최우수외국어영화상을 받은 영화 ‘미나리’는 한국계 미국인인 리 아이작 정(정이삭) 감독이 쓰고 연출했으며 브래드 피트가 설립한 플랜B가 제작한 미국 영화이지만, 외국어 영화로 분류됐다. 대화의 50% 이상이 영어가 아닌 경우 외국어 영화로 분류한다는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HFPA) 규정에 의해서다. 그래서 작품상 후보에 오르지 못해 차별 논란이 벌어졌다. HFPA의 낡은 규정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정 감독이 수상 소감에서 “‘미나리’는 한 가족에 관한 이야기이고, 그 가족은 그들만의 언어를 배우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그것은 어떤 미국의 언어나 외국어보다 심오하다. 그것은 마음의 언어다”라고 말한 것도 이런 논란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