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문재인 대통령의 3·1절 기념사를 두고 여야 반응은 엇갈렸다. 여당은 문 대통령이 언급한 코로나19 극복과 민생경제 회복을 재차 강조했다. 반면 야당은 “그 긴 3·1절 기념사에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에 대한 언급은 단 한 번도 없다”고 질타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3·1운동 정신으로 국민과 함께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일제 식민지배에 항거하고 자주독립을 위해 희생하신 순국선열의 숭고한 정신을 경건한 마음으로 기린다”며 “독립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께도 깊은 감사와 존경의 말씀을 전한다”고 했다.
최 대변인은 “지금 우리는 코로나19로 전례 없는 국난에 직면해 있다”며 “일상이 송두리째 바뀌는 위기 속에서도 방역 모범국가라는 세계적 평가를 받았고 K-방역으로 인류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또 “민생경제 회복, 선도형 경제로 전환, 복지체계의 새로운 구축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선도하는 대한민국 미래를 열겠다”고 했다.
야당인 국민의힘은 “정부·여당은 102년 전 일제치하의 아픔을 자신들의 유불리를 위해 이용하려는 생각뿐”이라고 맹비난했다.
국민의힘 김은혜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과거 문제를 미래 문제와 분리해야 발전이 있다는 문 대통령의 발언을 언급하며 “문재인정부는 위안부 문제와 징용에 대해 일본의 진심 어린 사과와 반성이 이뤄졌다고 보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과거를 직시하지 않고는 미래로 나아갈 수 없다는 문 대통령의 3·1절 기념사가 불과 1년 전”이라고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정부·여당의 성 비위로 치러지는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또 윤미향 의원에 모른 척하는 이 정권은 정치적 목적을 위해 애써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아픔을 외면하고 싶은 건가 아니면 언급하기가 민망한 건가”라고도 했다.
여권이 지난해 4월 총선 당시 ‘한·일전’, ‘친일세력 심판’을 주장하며 180석에 육박하는 거대 의석을 가져갔음에도 제대로 된 사과를 받기도 전에 과거와 미래의 분리를 강조한 것을 지적한 것이다.
윤 의원은 과거 정의기억연대 상임이사, 이사장으로 재직하며 위안부 피해자 지원을 위해 모금한 금품을 사적으로 사용하는 등 6개 혐의(사기, 업무상횡령 등)가 뒤늦게 드러나 재판에 넘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