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재난지원금 추경에 또 늘어난 나랏빚… 홍남기, 재정건전성에 우려

"국가채무비율 48.2% 예상… OECD 평균보다 낮지만
부채 증가 속도 보면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2021년도 추가경정예산안 관련 상세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일 4차 맞춤형 피해지원대책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안 편성을 발표하면서 재정건전성에 대한 우려를 보였다.

 

정부는 이날 총규모 19조5000억원의 코로나19 ‘4차 맞춤형 피해지원대책’을 내놓았다.

 

올해 1차 추가경정예산안 15조원과 기정예산 4조5000억원으로 총 19조5000억원 규모다.

 

홍 부총리는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정부도 가능한 한 고통받는 많은 국민께 최대한의 지원을 하고 싶지만 정부 지출이 늘어나면 그만큼 반드시 국민 누군가가 비용 부담을 해야 한다는 점도 감안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추경으로 올해 우리나라의 국가채무비율은 48.2%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절대 수준만 보면 아직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낮지만 부채증가속도를 보면 결코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추경 재원 중 9조5000억원은 국채 발행으로 조달하기 때문에 올해 국가채무는 965조9000억원으로 불어나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48.2%로 치솟을 전망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올해 재정 투입은 추가로 더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최근 백신 접종이 시작됐지만 코로나19가 종식될 때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며, 코로나19 상황이 좀처럼 진정되지 않을 경우 추가 추경 가능성이 있다. 소상공인 손실보상 법제화도 예고돼 있고,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 위로지원금’ 지급도 언급한 바 있다. 애초 정부는 내년 국가채무를 1070조3000억원, 국가채무비율을 50.9%로 전망했는데 당장 올해 국가채무가 1000조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홍 부총리는 “국가채무비율이 20%대에서 30%대, 30%대에서 40%대로 넘어오는 데 7∼9년이 걸렸지만, 이번 전대미문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대응으로 현재 속도라면 40%대에서 50%대에 이르는 데 2∼3년밖에 걸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우리나라와 같은 비기축통화국은 대외신인도 관리가 중요한데 2019년 기준으로 OECD 국가 중 기축통화국 평균 국가채무비율은 100%를 넘어서지만 비기축통화국 채무비율은 50%를 넘지 않는 수준이라는 점도 유념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특히 우리의 경우 중장기적으로 성장률 저하 추세, 초저출산 대응, 초고령사회 도래, 통일대비 특수상황 등으로 재정지출이 빠르게 증가할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여러모로 궂은 소리를 듣더라도 재정당국의 목소리를 전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세종=우상규 기자 skwo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