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코로나19 사태 피해 극복을 위해 총 19조5000억원 규모의 ‘4차 맞춤형 지원대책’을 2일 내놓았다. 피해 소상공인에게 최대 500만원의 재난지원금과 전기요금 최대 180만원 감면, 청년·여성 등을 위한 일자리 27만5000개, 7900만명분의 코로나 백신 구매·접종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주요 내용을 문답 형식으로 정리했다.
-소상공인 피해지원금은 얼마까지 받을 수 있나.
-사업자 등록이 안 된 노점상도 지원금을 받을 수 있을까.
“지방자치단체의 관리를 받는 노점상이라면 지원금 50만원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지원금은 사업자 등록을 하는 것을 전제로 지급한다.”
-지원금은 언제 받을 수 있나.
“소상공인 지원금은 오는 29일 안내 문자 발송과 지급이 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고·프리랜서의 경우 기존 수급자는 이달 말 지급이 완료되고, 신규 수급자는 5월 중 지급이 가능할 전망이다.”
-코로나19로 가게 문을 닫고 쉰 경우는 지원을 받을 수 있나.
“실직이나 휴·폐업 등으로 지난해 소득이 전년보다 감소한 한계 근로 빈곤층이라면 관련 증빙을 거쳐 가구당 50만원을 지급한다. 다만 4인 가구 기준으로 소득이 월 370만원(기준 중위소득의 75%) 이하이고, 재산이 3억5000만원(중소도시 기준) 이하일 경우에만 지원한다. 아울러 폐업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1인당 50만원을 지급하는 폐업점포 재도전 장려금 지원 요건도 일부 완화될 예정이다.”
-청년 대상 지원금은 없나.
“부모의 실직이나 폐업으로 어려움을 겪는 대학생에게 5개월간 250만원의 특별 근로장학금을 지급한다. 이외 국민취업지원제도를 이용하면 월 50만원의 구직촉진수당을 받을 수 있다. 이번 대책으로 지원 대상 청년은 중위소득 120% 이하까지 확대된다.”
-아이를 둔 맞벌이 부부에게 돌봄 비용 지원은 있는지.
“만 8세 이하 자녀의 휴교·휴원 조치가 있을 때 무급 돌봄 휴가를 사용하면 1일 5만원씩 최대 10일까지 돌봄 비용을 지급한다. 총 지원금액은 1인당 50만원이다.”
-현금지원 이외에 다른 지원은.
“저소득 근로자나 특고의 경우 최대 1000만원까지 1.5%의 저금리로 생활자금을 융자받을 수 있다. 종전에는 중위소득의 3분의 2까지만 융자를 제공했으나 이번에 지원 대상이 중위소득 100%까지 확대된다.”
◆국채 9.9조 발행 나랏빚 966조 ‘쑥’… “앞으로가 더 문제”
20조원에 육박하는 ‘슈퍼 추경’ 재원 마련을 위해 9조9000억원의 국채를 발행한다.
올해 본예산 기준으로 956조원이던 국가채무는 이번 추경으로 965조9000억원으로 늘어났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48.2%로 50%에 다가간다.
2일 정부 추경안에 따르면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 적자는 본예산 기준 75조4000억원에서 14조2000억원 늘어난 89조6000억원이 됐다. GDP 대비 적자비율은 4.5%를 기록했다.
국민연금 등 사회보장성 기금을 빼 정부의 실질적인 재정 상황을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126조원으로 본예산보다 13조5000억원 확대됐다. GDP 대비 적자비율은 6.3%로, 과거 재정당국이 마지노선으로 삼았던 관리재정수지 적자비율인 3%를 두배 이상 넘겼다.
정부는 지난해 9월 올해 본예산을 짜면서 발표한 ‘2020~2024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서 올해 통합재정수지 적자비율을 3.6%, 관리재정수지 적자비율은 5.4%로 전망했는데 1분기가 채 지나가기도 전에 전망치가 무너졌다.
나랏빚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지난해 올해 국가채무로 945조원을 제시하고, 국가채무비율은 46.7%로 예상했는데 국가채무는 20조9000억원이 더 늘었고, 국가채무비율은 1.5%포인트나 크게 늘었다. 오히려 정부가 전망한 2022년 국가채무 1070조3000억원, 국가채무비율 50.9%에 더 가까운 흐름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가 더 문제라고 우려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언급한 ‘국민 위로지원금’ 지급이나 추가 지원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재정건전성 악화 속도가 더 급격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재정건전성 악화는 정부가 예상했던 것보다 항상 더 빠른 속도로 악화됐다. 현재 흐름대로라면 올해 안에 국가채무가 1000조원을 넘길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특히 “국채 발행은 현 세대가 다음 세대에 빚을 전가하는 행위인 만큼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11월에도 코로나 대응 피해 지원이 있었고, 12월 말과 1월에도 지원금이 있었다. 매달 지원금을 주고 있는 상황인데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국가채무비율을 공공부문 부채 등을 포함해 더 엄격하게 따지면 정말 심각한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가채무비율이 1차 ‘경고선’인 40%를 넘겼다는 것은 앞으로 지출을 동결해도 국가채무는 계속해서 늘어난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현재 흐름대로라면 몇 년 안에 국가채무비율이 60%를 넘길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필상 서울대 경제학부 특임교수는 “국가채무는 규모보다 증가 속도가 문제”라며 “너무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국가신인도가 나빠지고 외국자본의 유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세종=우상규·박영준 기자 skwo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