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사망과 중증 이상반응 신고에 대해 방역 당국은 “과도한 불안을 갖지 말아달라”고 강조했다. 앞서 접종을 시작한 해외의 경우에도 부작용 비율이 높지 않고, 백신과의 연관 가능성도 확인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정부는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 4곳을 가동하기 시작하는 등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속도를 냈다.
◆해외 이상반응 신고율 1% 미만
무엇보다 이상반응이 코로나19 백신에만 특정된 것도 아니다. 지난 절기(2020∼2021년) 독감 예방접종 후 사망 신고 사례는 110건, 이상반응 신고는 총 2059건이었다. 예방접종과의 인과성은 인정되지 않았다.
사망자가 요양병원 입원환자라는 점에서 환자 개인의 기저질환 등이 사망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방역 당국은 요양병원·시설에서 숨을 거두는 사람이 월 5∼7명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페이스북에 “접종이 이뤄지는 요양병원과 요양원은 대부분의 입원자가 삶의 마지막을 보내는 장소”라며 “백신 접종 후 사망은 백신으로 인한 사망과 다르다”고 했다.
정은경 질병청장은 “불안감을 갖지 말고 예방접종 대상자는 접종 전후 주의사항을 지키면서 접종을 순서대로 받아달라”며 “특히 아나필락시스는 접종 후 30분 이내 주로 발생하므로 접종 직후에 의료기관에서 관찰해달라”고 당부했다.
◆속도 내는 백신 접종… 가짜뉴스 엄정대응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백신 접종자는 누적 8만7428명, 접종률은 27.5%다. 연휴가 끝나고 2일부터 접종이 본격화하면서 접종자는 2만명대에서 8만명대로, 접종률은 6%대에서 20%대로 상승했다.
접종 속도는 더 빨라질 전망이다. 이날 중앙예방접종센터에 이어 순천향대 천안병원(중부)·양산 부산대병원(영남)·조선대병원(호남)의 권역예방접종센터 3곳과 계명대 대구동산병원 지역예방접종센터 1곳에서 의료진에 대한 화이자 접종을 시작했다.
4일에는 상급종합병원 중 처음으로 서울대병원에서 아스트라제네카 접종이 시작된다. 김연수 서울대병원 원장이 1호로 접종할 예정이다. 애초 8일 코로나19 백신을 들여와 10일부터 접종할 예정이었으나 물량 입고가 앞당겨져 접종 일정도 당기게 됐다. 7일에는 역학조사관 등 코로나19 1차 대응요원 접종이 시작된다.
정부는 코로나19 백신 관련 가짜뉴스에도 엄정대응키로 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날부터 백신 관련 허위·조작 정보를 제보하면 관련 전문기관이 진위를 확인해 필요한 조치를 하는 ‘국민제보시스템’을 운영한다. 방송통신위원회 홈페이지에 ‘정부통합 가짜뉴스 제보게시판’을 신설해 익명 제보를 받는다. 또 인터넷 플랫폼 사업자와의 협력체계를 구축해 사업자의 자체 약관·가이드라인에 위배되는 백신 관련 허위조작 정보에 대해 신속히 삭제 등 조치하기로 했다.
최근 온라인상에는 △백신이 치매를 유발한다 △백신을 맞으면 사지 마비·경련, 심정지가 올 수 있다 △백신 접종을 거부할 경우 긴급체포된다 등의 허위정보가 유포됐다.
이진경 기자, 부산=오성택 기자 l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