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틴 슈래너 버기너 유엔 미얀마 특사가 3일(현지시간) “미얀마에서 쿠데타 발발 이후 가장 많은 38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1일 미얀마에서 군부 쿠데타가 발생한 이후 한 달여만에 최악의 유혈 사태로, 지금까지는 지난달 28일 유엔 인권사무소 집계 18명이 숨진 것이 가장 많은 하루 사망자 수였다.
AF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버기너 특사는 기자회견에서 “오늘은 2월 1일 쿠데타 발생 이후 가장 많은 피를 흘린 날”이라면서 “이제 쿠데타 이후 총 사망자가 50명을 넘었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버기너 특사가 “미얀마에서 진짜 전쟁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염려했다고 전했다.
이날 미얀마에선 군부의 쿠데타에 저항하며 시위를 벌이는 시위대를 향해 군부가 실탄을 동원해 강경 진압하면서 전역에서 사망자가 속출했다. 미얀마 군경은 이날 양곤과 만달레이 등 곳곳의 도시에서 군정 종식과 아웅산 수지 여사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 군중들을 향해 무차별 총격을 가했다.
미국은 이와 관련해 “끔찍하다”는 입장을 밝히며 국제사회가 한목소리로 미얀마 군정을 규탄할 것을 촉구했다.
AFP 통신 등은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이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문민정부 복귀를 평화적으로 요구하는 버마(미얀마의 옛 이름) 국민에게 자행된 폭력을 목격해 간담이 서늘하고 끔찍하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자국민을 향한 미얀마군의 잔혹한 폭력을 모든 나라가 한목소리로 규탄할 것을 요구한다”면서 미국은 미얀마 군정을 겨냥한 추가 제재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중국은 버마에서 현지 군정에 대해 영향력을 갖고 있다”면서 “그 영향력을 버마 국민의 이익을 증진하는 방향으로 건설적으로 활용할 것을 우리는 촉구해 왔다”고 밝혔다.
이강진 기자 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