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윤석열 검찰총장의 사퇴로 차기 대권 구도가 요동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윤 총장의 조기사퇴가 차기 대선뿐 아니라 전초전 격인 다음 달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도 당장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민의힘 등 야권에서는 윤 총장이 ‘반문(반문재인)’뿐 아니라 문재인정권에 대한 중도층의 견제 심리를 결집시키는 구심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 여권은 윤 총장의 정치적 영향력에 대해 “‘찻잔 속 태풍’처럼 빠르게 소멸할 것”이라며 의미를 축소하고 있다.
◆윤, 중도층 文정부 견제 심리 구심점 될까
◆4·7 보궐선거, 윤 총장 차기 대권주자로서 정치적 시험 무대될 듯
정치 경험이 전무한 윤 총장이 만약 차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라며 그 역시 이번 선거에서 자신의 정치적 역량과 존재감을 보여줘야 할 필요성이 있다. 이번 보궐선거가 그의 첫 정치 무대 데뷔전이자 시험대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윤 총장은 그간 현직 총장 신분으로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민주당 이낙연 대표와 함께 ‘대권주자 빅3’로 불리며 여느 야권 대권주자들보다도 높은 지지율을 받아왔다. 특히 ‘추·윤 갈등’이 절정에 달하던 지난해 말에는 여야 주자를 통틀어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각을 세우던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퇴장과 연초 문재인 대통령의 “(윤 총장은) 문재인정부의 검찰총장” 발언 이후에는 지지율 하락세가 감지됐다. 윤 총장은 이날 발표된 여론조사(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1∼3일 실시,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서 9% 지지율을 기록해 이재명 경기도지사(12%)와 민주당 이낙연 대표(12%)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야권 내 눈에 띄는 대권주자가 전무한 상황에서 윤 총장이 본격적인 대권행보를 걷게 되면 대권구도 판은 흔들릴 수밖에 없다. 그간 이 지사를 지지해온 야권 내 일부 ‘반문층’이 이 지사가 아닌 윤 총장에게 힘을 실어줄 가능성이 상당하다. 반대로 위기감을 느낀 친문(친문재인)의 결집도도 높아지면서 민주당 내 대권구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장혜진·배민영 기자 janghj@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