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승리 땐 이낙연 ‘날개’… 安 승리 땐 제3지대 정계개편 ‘탄력’ [대선 D-1년]

서울시장 보선 따라 대선 구도 출렁
여당 ‘서울 승리’=文정권 재신뢰
이낙연, 이재명과 각축전 가능성
임종석 등 ‘친문적자’ 찾기 가속

野선 ‘윤석열 對與 구심점’ 급부상
오세훈 승리 땐 제1野 위상 회복
安 치명상… 與선 이재명 독주 견고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가 7일 서울 성수동 뚝섬에서 나들이 나온 아이들을 안아주고 있다.(왼쪽부터) 국민의당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가 7일 서울 송파구 장미1차 아파트를 찾아 노후화된 시설물을 살펴보고 있다.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7일 당 대외협력위원회 정책네트워크 ‘드림’으로부터 ‘서울 시민이 바라는 서울’ 정책제안집을 받고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정치권 안팎에서는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차기 대선 전초전’이라고 부른다. 서울시장 보선 결과가 1년 앞으로 다가온 대선 구도를 변화시킬 가장 큰 변수여서다. 야권은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치열한 샅바싸움을 벌이고 있지만, 양측 모두 단일화 실패에 따른 정치적 파장을 우려하고 있다. 단일화가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가 야권 단일 후보를 상대로 승리하면 여당의 정권 재창출 확률이 높아진다. 이번 선거는 성추문 사건에 연루된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유고로 민주당에 원죄가 있는 데다 부동산 정책 실패 등으로 문재인정부 지지율이 추락한 상황에서 치러진다. 그만큼 민주당 승리의 의미는 각별해진다. 서울시장 보선 후보를 내기로 결단하고 선거를 진두지휘한 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올 초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론을 꺼내면서 꺾인 지지율 하락세를 반전시킬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은 당이 존폐의 기로에 놓일 정도로 타격을 받게 된다. 제1야당으로서 독자적으로 대선을 치를 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면서 제3지대가 중심이 된 정계개편이 촉발될 것으로 보인다. 야권에서는 대선주자 인물난 속에서 ‘블루칩’으로 떠오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정계개편의 구심점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제기된다.

 

반대로 박 후보가 ‘야권 단일 후보’에게 패하면 이낙연 대표의 책임론이 부상하면서 이 대표의 대선 동력이 약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이번 보선에서 한걸음 비켜서 있는 만큼 이 대표의 하락세는 이 지사의 지지율 1위 추세를 더 강화할 수 있다. 이 지사가 그간 정부·여당과 보조를 맞추던 것에서 벗어나 독자적 목소리를 낼 가능성도 커진다. 문 대통령의 레임덕(임기 말 권력누수)도 불가피하다.

 

보궐선거 패배 속에 친문 진영의 위기감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여권 일각에서는 그동안 계속해서 이 대표와 이 지사 외에 친문 진영의 ‘제3주자’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보궐 선거에서 패배한다면 친문 진영의 여권 후보를 만들어내기 위한 기류가 훨씬 강해질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제3주자로는 정세균 국무총리와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친문 적자인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댓글 여론조작’ 혐의 관련 대법원 판결이 변수다. 무죄를 선고받고 정치적 족쇄가 풀리면 단숨에 여권 유력주자로 떠오를 수 있다.

 

안 후보가 야권 단일 후보로 승리하면 안 후보 중심의 제3지대 정계개편이 탄력을 받게 된다. ‘자연인 윤석열’의 행보에도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정치평론가인 박창환 장안대 교수는 통화에서 “야권은 엄청난 변화를 겪을 수밖에 없다”며 “국민의힘으로선 자당 대선 후보를 내기 위해서라도 윤 전 총장에게 매달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박상병 평론가는 “안 후보가 이기면 윤 전 총장이 제3지대에 합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 후보가 야권 단일후보로 승리하면 국민의힘은 ‘기사회생’의 도약점을 마련하게 된다. 이준한 인천대 교수는 “국민의힘이 다시 기지개를 켜고 야권 정계개편의 중심에 설 것”이라며 “국민의힘은 윤 전 총장과의 관계 정립을 주도하고, 안 후보는 재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당 안팎에서 가장 움직임이 활발한 잠룡인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제주도지사, 홍준표 무소속 의원 등도 재기의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동수·곽은산 기자 d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