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유사시 연합방위태세를 점검하는 전반기 한·미 연합지휘소훈련 실시를 전후로 한·미간 주요 외교 일정이 함께 진행되고 있다. 훈련이 일부 축소됐지만 큰 틀에서 한·미동맹 체제가 튼튼히 유지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8일부터 18일까지 진행되는 전반기 한·미 연합지휘소훈련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활용한 방어적 성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야외 기동훈련은 이뤄지지 않는다. 연합훈련을 앞두고 훈련 중단을 요구하는 주장이 끊이지 않은 상황에서 훈련규모마저 축소되자 한·미동맹 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은 8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훈련을 어정쩡하게 진행한다는 것은 한·미동맹도 점차 어정쩡해진다는 의미”라며 “훈련규모 축소는 결국 우리만 손해다. 정부는 왜 이렇게 손해 보는 일만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연합훈련 첫날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 타결 소식이 전해졌다. 방위비 분담금은 주한미군의 안정적 주둔 여건을 보장한다는 측면에서 한·미동맹의 불확실성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은 오는 15~17일 일본을 거쳐 17~18일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연합훈련이 막바지에 접어드는 시점이다.
한·미는 이 기간에 외교·국방장관(2+2) 회의를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양국은 2010년부터 2+2회의에서 동맹 현안을 논의했으나 2016년 이후 중단됐다. 2+2회의가 재개되면 북한 핵·탄도미사일 위협에 대응할 미군의 확장억제력 보장을 비롯한 동맹 관련 사안 협의가 더욱 긴밀하게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연합훈련에 대해 미사일 발사 등으로 맞대응했던 북한은 아직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국방부 부승찬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현재 북한군의 특이동향은 없다”고 전했다.
이를 두고 연합훈련이 축소된 형태로 실시되는 만큼 북한이 당장 무력 도발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박수찬 기자, 원재연 선임기자 psc@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