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최저임금 논의, 노동계 “인상” vs 경영계 “최저임금 수용 한계 다다라“

3월31일까지 최저임금 심의 요청해야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를 앞두고 노동계와 경영계가 벌써 공방을 주고받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현재까지 계속되면서 올해 최저임금 심의도 예년 못지않은 치열한 양상을 띨 전망이다.

 

노동계는 2년 연속 1~2%대로 낮은 최저임금 인상률이 결정됐던 만큼 일정 수준의 인상폭을 주장하고 있다. 반면 경영계도 물러설 낌새가 보이지 않는다.

 

10일 노동계에 따르면 최저임금 노사는 지난 8일 2020년 최저임금 분석을 놓고 올해 처음으로 대외적인 논의를 진행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지난해 법정 최저시급을 받지 못한 최저임금 미만 근로자가 지난 2019년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319만명이었다는 내용의 ‘2020년 최저임금 미만율 분석 결과’ 보고서를 언급하며 “지난해 최저임금 인상률이 상대적으로 낮게 결정됐는데도 최저임금 미만율이 두 번째로 높았던 것은 우리나라 노동시장의 최저임금 수용성이 한계에 다다랐음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최저임금 인상이 과도한 바람에 중소기업과 영세 자영업자 등 사업주 지불능력이 최저임금을 따라가지 못하게 됐고 이에 최저임금 미만 근로자가 덩달아 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양대 노총인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즉각 반박했다. 민주노총은 논평을 내고 “아전인수도 이런 아전인수가 없다“면서 ”어찌 이런 해석이 나올 수 있는지 정말 궁금하다”고 비판했다.

 

민주노총은 “경총이 근거로 삼은 최저임금 미달자 319만명(15.6%)은 월급제 등 다른 임금지급 형태의 노동자를 포함한 통계”라며 “시급제 외 임금지급형태는 임금 구성이 복잡해 최저임금 준수 여부를 알기 어렵고 이를 시급으로 환산하는 과정에서 통계상 허수가 발생하는 등 오류가 생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법상 최저임금이 강행 규정임에도 제대로 지켜지지 못하는 것은 사업주가 책임 의무를 제대로 준수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높은 최저임금 미만율을 지적하려면 최저임금이 높아져 수용성이 떨어진다는 억지 주장이 아니라 최저임금 위반 제재와 관리감독 강화를 얘기하는 게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국내 최저임금 인상률은 2020년 2.9%, 2021년 1.5%로 큰 폭으로 감소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를 고려한 올해 1%대 인상률은 최저임금제를 도입한 1988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에 노동계는 다가오는 심의에서 2020~2021년 인상률을 뛰어넘을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하지만 경영계는 2018~2020년 3년 누적 인상률이 32.8%였던 점과 코로나19 확산 지속을 근거로 올해도 동결 또는 낮은 수준의 인상 결정을 바라고 있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사진=고용노동부 SNS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