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돈 만 원만 내면 아프리카에 사는 육지 거북의 딱딱한 등딱지를 만져 볼 수 있고, 커피 값만 내면 먹이를 얻으려는 너구리의 애교도 볼 수 있다. 운이 좋으면 세계적 멸종위기종인 앵무새가 자기 어깨에 날아와 앉는 경험도 할 수 있다. 실내동물원, 체험동물원, 동물카페라고 불리는 시설의 이야기이다. 단순한 행정 ‘등록’만으로 만들 수 있는 이들 시설을 ‘동물원’이라고 할 수는 없다. ‘유사동물원’이라고 불러야 할 이들 시설은 2014년쯤 일반음식점이나 휴게음식점으로 등록된 ‘라쿤카페’(아메리카너구리, 아메리카너구리과·Procyonidae)의 동물로 개과·Canidae인 너구리와는 관계가 없다)가 서울 대학가에 생겨 인기를 끌더니 전국으로 퍼졌고 이후에는 가맹점을 가진 실내동물원까지 생겼다. 2019년 기준으로 전국에 ‘유사동물원’이 80곳 이상 영업 중이다.
자연과 멀어진 도시의 아이들이 겪을 수 있다는 자연결핍증후군(nature deficit disorder)을 염려해서인지, 아니면 인터넷 영상에서나 볼 수 있는 해외에서 수입된 동물을 직접 보고 싶었던 건지 도심에 있는 유사동물원을 많은 사람이 찾았다. 국립동물원이 국립생태원(서천시) 1곳밖에 없고, 동물원이라 부를 만한 시설도 전국에 20여 개 정도이니 야생동물을 체험하고 싶은 시민들의 욕구를 유사동물원들이 채워줬던 것 같다.
그런데,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수그러들지 않아 실내외 활동이 제한되면서 ‘유사동물원’ 사업에 지장이 생겼다. 수익이 줄어 일부 ‘유사동물원’은 폐업할 지경이고 ‘동물원’도 운영이 힘들긴 마찬가지라 폐업 수준이다. 일자리를 잃을 수 있는 사람도 걱정이지만 집을 잃게 생긴 동물도 걱정이다. 작년 태국에서는 코로나19로 관광객이 줄자 관광객을 상대하던 코끼리를 자연으로 돌려보냈다는 보도를 보았지만, 유사동물원이나 동물원에 전시되는 동물들은 대부분 해외에서 수입된 동물이라 함부로 우리나라 자연에 풀어줄 수도 없다. 열악한 사육환경과 재정 문제 등 ‘유사동물원’과 ‘동물원’의 문제야 몇 년 전부터 논의해왔지만 코로나19 사태로 더 복잡해졌다.
도윤호 공주대 교수·생명과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