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쌤, ISTP였구나.” 배우 윤여정을 인터뷰하던 웹예능 프로그램 진행자가 몇 가지 질문 끝에 탄성을 터뜨렸다. 젊은 세대에서 유행하는 MBTI 유형 분석 결과다. 4가지 분류 기준에 따라 답변을 하면 16가지 성격 유형 중 하나로 분류된다. 혈액형이나 손금, 관상으로 성격, 운세를 추측하는 것보다 뭔가 과학적이라고 받아들여지는 모양이다. 많은 이들이 마치 놀이처럼 성격 분석을 하고 서로의 MBTI를 확인하며 ‘관계’를 만들어나간다.
온라인에는 MBTI를 근거로 자신과 비슷한 유형의 대통령을 찾는 테스트도 있다. 심심풀이 게임이다. 국내외 지도자들 유형이 제시돼 있는데 제법 맞는다는 평가가 많다. 임기 5년을 겪어보면 국민들도 대통령의 성격을 짐작한다. 대통령 성격은 국정 운영 방식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역대 정권의 부침을 지켜보면서 대통령 품성이 국정의 성패, 나라의 운명을 좌우한다는 생각을 굳히게 된다.
제20대 대선이 1년 앞으로 다가왔다. 4월7일 재보선이 끝나면 여야 모두 대선 체제에 돌입할 것이다. 최근 출렁이는 대선 주자 지지율에서 드러나듯 사람들 관심도 커졌다. 친문재인 진영 반대에도 이재명 경기지사가 여당 후보가 될까,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반등에 성공할까, 최근 사퇴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대선 레이스에 뛰어들까. 누구는 다음 대선의 시대정신을 묻고 누구는 정책 경쟁력을 따진다.
항간에 문 대통령은 ‘남자 박근혜’란 평이 돌았다. 국민과의 공감, 소통 능력이 떨어져서다. 기자회견 횟수가 적다는 얘기가 아니다. 메시지가 그렇다. 국민을 반쪽으로 가른 조국 사태 때 “크게 마음의 빚을 졌다”고 감싼 게 대표적이다. LH 사태로 그동안 쌓인 부동산 정책에 국민들 불만이 분출하는데 “부동산 적폐 청산이 촛불정신”이라고 했다. 관저에서 홀로 식사했던 박 전 대통령 못지않게 문 대통령은 외부 손님이 거의 없다고 한다. 한때 멘토로 알려졌던 한 지인도 문 대통령과 차나 식사 자리를 가진 적이 없단다. 그러면서 말했다. “어차피 속을 잘 드러내지 않는 사람이라 내가 무슨 말을 한다고 바뀌지 않아요.”
1년은 아직 긴 시간이다. 대선 구도가 수십 번 요동칠 것이다. 그런 흐름을 쫓느니 대한민국 5년을 책임지겠다는 이들의 성품을 꼼꼼히 따져보는 게 낫다. 주변 사람들을 어떻게 대하는지, 조직 내 의사결정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이견이 있을 때 어떻게 처리하는지, 대중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그의 행동거지는 어떤지 궁금한 것들이 많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묻고 다닐 생각이다. 대통령직은 5년 만에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를 만들 수도 있는 자리니까. 유명한 대선 구호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가 아니라 ‘바보야, 문제는 사람이야’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는 “결국 품성이 당신의 운명이다”라는 명언을 남겼는데 대통령 품성은 나라의 운명이다.
황정미 편집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