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일대에서 16일(현지시간) 총격 사건이 일어나 아시아계 여성 4명을 포함해 총 8명이 숨졌다. 현지 한인 매체는 이 아시아계 여성 4명이 모두 한인이라고 보도했다. 애틀랜타는 원래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곳이다.
요즘 미국 전역에서 한국 등 아시아계를 표적으로 한 증오 범죄가 극성을 부리고 있어 그와 관련이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커진다.
AP통신과 CNN방송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50분쯤 애틀랜타 근교에 있는 마사지숍 ‘영스 아시안 마사지 팔러’에서에서 총격 사건이 일어났다. 이 사건으로 4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 사망자 중 2명은 현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부상자들은 총격 직후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이 중 2명이 끝내 사망했다.
이어 오후 5시 50분쯤에는 애틀랜타 북부 피드먼트로에 있는 ‘골드 마사지 스파’와 ‘아로마세러피 스파’에서 연쇄 총격사건이 벌어져 4명이 숨졌다. 스파 두 곳에서 숨진 4명은 모두 여성이었다. 현지 경찰은 “사망자 전원이 아시아계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현지 한인 매체는 “숨진 4명 모두 한인 여성”이라고 보도해 충격이 크다.
경찰은 마사지숍 감시 카메라에 포착된 용의자 로버트 에런 롱(21)을 이날 오후 8시30분쯤 조지아주 크리스프 카운티에서 체포했다. 크리스프 카운티는 애틀랜타에서 남쪽으로 240㎞가량 떨어진 지역이다.
하루에 애틀랜타 일원에서 잇달아 일어난 세 건의 총격사건 모두 롱이 저지른 것이란 게 경찰의 잠정적 판단이다. 현재 체포된 롱을 상대로 수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범행 동기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일각에선 요즘 미국에서 극성을 부리는 한국 등 아시아계 대상 증오 범죄일 가능성을 우려한다. 아시아·태평양계 혐오 사건을 신고받는 단체 ‘아시아·태평양계(AAPI) 증오를 멈춰라’는 이날 그간의 신고 현황을 분석한 보고서에서 “올해 1월 1일부터 2월 28일까지 발생한 사건이 503건”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3월 19일부터 12월 31일까지 약 9개월 동안에는 무려 3292건의 아시아계 혐오 사건이 신고된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아계를 표적 삼은 증오 사건 피해자의 출신은 중국계가 42.2%로 최다였고 한국계(14.8%)와 베트남계(8.5%), 필리핀계(7.9%)가 뒤를 이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