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17일 부산을 찾아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의 딸 홍대 입시에 이어 ‘엘시티(LCT) 아파트 특혜분양 의혹’을 집중 제기하며 박 후보에 대한 총공세를 펼쳤다.
민주당은 이날 부산 연제구의 부산시당을 찾아 중앙선거대책위원회를 열었다. 지도부는 이 자리에서 박 후보를 향해 “의혹 백화점” “MB 아바타”라고 거친 말을 쏟아냈다.
김태년 당대표 권한대행은 “부산시장은 부산의 자긍심과 미래를 책임질 후보를 뽑아야 한다”며 “민주주의에 역행하는 불법 사찰 의혹을 비롯한 각종 의혹 백화점으로 지탄받는 박 후보는 부산 발전에 짐이 될 뿐”이라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국정원 사찰 문건에는 홍보기획관 요청사항이라는 문구가 선명히 찍혀 있다. 명백한 증거 앞에서 모르쇠로 일관하는 박 후보 태도는 MB 아바타를 보는 듯하다”며 “교묘한 사익추구와 거짓말을 일삼는 MB 아바타 시장 출마는 그 자체로 부산 지옥”이라고 맹공했다.
김 원내대표는 엘시티 특검 도입도 주장했다. 그는 “엘시티 특혜 분양 리스트에 100여명의 부산 유력인사 진정서가 접수됐다”며 “엘시티 특혜분양 관계자를 낱낱이 밝혀 일벌백계 해야 한다. 엘시티 특검 도입을 야당에 제안한다”고 말했다.
이낙연 상임 선대위원장은 박 후보를 겨냥, “부동산을 포함한 각종 비리에 연루된 의혹이 있는 지도자를 뽑게 된다면 그 조직은 결코 투명한 공직사회가 될 수 없다”며 “야당 후보는 여러 의혹에 휩싸여 있고, 본인의 해명은 불투명하고 불충분하다”고 지적했다.
부산시당위원장인 박재호 의원은 “의도치 않게 시세차익이 생긴 집에 살 수도 있지만 그 집이 엘시티일 수는 없다”며 “엘시티는 부산의 지난 30년간 토건 부패 세력의 상징물”이라고 맹비난했다.
김영춘 부산시장 후보도 직접 나서 “박 후보가 해운대 엘시티에 산다는 것을 이번에 처음 알았다. 충격을 받았다”며 “엘시티가 어떤 건물이냐. 해운대 백사장을 망가뜨린 환경 파괴의 주범”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동근 최고위원은 “보통 출마하려면 문제 되는 부동산은 처분하는 게 상식”이라며 “일찍이 부산시장 출마를 준비한 박 후보의 최소한의 공인 의식조차 없는 비상식적 무모함에 기가 찰 노릇”이라고 비판했다.
선대위 회의에 이어 엘시티 현장을 찾은 지도부는 이곳에서 ‘공직자 부동산 투기 근절을 위한 기자회견’도 가졌다.
김 원내대표는 “엘시티는 지역 토착 비리, 정관계 유착비리의 결정체”라며 “LH 특검에 이어 엘시티 특검도 강력히 주장한다. 국민의힘도 엘시티 특혜 분양 의혹을 규명하고, 지역 부동산의 특혜와 토착을 척결하는 데 동의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특검 도입을 거듭 강조했다.
당내 부산지역 정·관·경 토착비리 조사 특위는 엘시티 오피스텔과 아파트 A, B동 전수조사를 통해 특혜 분양 의혹이 있는 15가구를 찾아냈다고 밝혔다.
특위 위원장인 신동근 최고위원은 “등본과 특혜분양 리스트를 확보해 대조해본 결과 확실하게 15가구 정도가 나왔다”며 “박 후보가 누구로부터 매매한 건지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LH 특검과 엘시티 특검이 연동돼 진행되느냐는 질문에 김 원내대표는 “한 특검 안에서 할 수도 있고, 두 개를 분리해 하는 방안도 있을 텐데 아무래도 LH 특검 규모가 상당히 클 것이기 때문에 다른 특검을 통해 해결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고 답했다.
선거용으로 과거 의혹을 들췄다는 지적에는 “단순히 과거 문제로 볼 일이 아니고, 현재 진행되는 일”이라며 “전국적으로 로비와 특혜 문제 때문에 국민적 공분을 산 현장에 거주를 하고 계신다는 게 공직을 맡으시려는 분의 공직감수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행위가 아닌가 한다”고 반박했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