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 로비’ 수사팀서 배제된 검사 "개혁 탈 쓴 길들이기" 비판뒤 사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라임자산운용 사태와 관련,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기 위해 지난해 4월 26일 오후 경기 수원남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라임자산운용(라임) 사태와 관련된 정·관계 로비 의혹을 수사하다 수사팀에서 배제된 검사가 현재 검찰개혁을 비판하며 사의를 밝혔다.

17일 검찰 등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형사4부 소속 A검사는 최근 검찰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그는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검찰)개혁의 탈을 쓴 길들이기로 참담한 상황이나 다들 잘 이겨내시리라 믿는다”면서 “개인적인 사정으로 사직하려 한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A검사는 과거 남부지검 형사6부에서 라임 사태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정·관계 로비 의혹을 수사했던 검사로, ‘검사 술 접대’ 의혹과는 무관한 인물이다. 앞서 김씨는 지난해 10월8일 이강세 스타모빌리티 대표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 대표를 통해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5000만원을 건넸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이에 강 전 수석은 김씨 주장을 강력히 부인하며 그를 위증죄와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이후 김씨는 같은 달 16일 옥중 입장문을 통해 전·현직 검사를 상대로 한 술 접대가 있었으며, 남부지검 수사팀이 여권 인사들에 대한 로비 진술을 회유했다고 폭로했다. 입장문 공개 후 당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새로운 수사팀을 꾸리라고 지시했다. 남부지검이 ‘라임 사태 관련 검사 향응·수수 등 사건 수사 전담팀’을 별도로 구성하면서 A검사는 형사4부로 자리를 옮겼다.

 

유지혜 기자 kee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