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덕(사진) 성신여대 교수는 한국의 고유 문화를 자신의 것이라 주장하는 중국에 비판을 쏟아냈다.
서 교수는 19일 오전 페이스북에 “중국의 관영 매체 환구시보가 전형적인 꼼수를 또 보여줬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중국의 ‘문화공정’은 관영 매체 환구시보에서 기사화를 한 후, 중국 누리꾼들이 온라인상에서 퍼트리는 전형적인 수법을 펼치고 있다”고 목소리 높였다. 계속해서 “한·중 문화 갈등을 조장하고 있는 건 바로 환구시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환구시보는 과거 서양의 관점에서 아시아권 문화의 중심지를 중국으로 손꼽았지만 최근에는 한국의 음악, 드라마, 영화 등이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으며 아시아권 문화 트렌드를 한국이 주도하는 것에 대해 많은 위기감을 느끼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나아가 “이럴수록 우리는 환구시보의 꼼수에 휘말리지 말고 중국의 동북공정 및 문화공정에 더 당당히 맞서 우리의 문화유산을 잘 지켜나갔으면”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14일 방송된 tvN 드라마 ‘빈센조’ 8회에서는 홍자영(전예빈 분)이 사무실에서 근무하고 있는 빈센조(송중기 분)에게 비빔밥을 건네는 장면이 그려졌다. 사무실에서 비빔밥을 먹는다는 설정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지만, 해당 제품이 중국어와 한국어가 동시에 표기된 중국 브랜드라는 점이 일부 누리꾼들의 분노를 일으켰다.
방송 이후 논란이 일자 환구시보는 지난 17일 공식 웨이보 계정을 통해 “주인공이 중국의 ‘자열식 비빔밥’을 먹은 것에 한국 누리꾼들이 폭발했다”고 전했다.
보도를 접한 중국 누리꾼들은 즉각 비빔밥 폄하에 나섰다. 이들은 댓글에 “비빔밥은 남은 음식을 처리하는 방법”, “한국에 먹을 것이 별로 없어서 남은 재료를 모아 넣다가 비빔밥이 나온 것”, “처음 비빔밥을 먹었을 때 할머니께서 ‘가난한 사람들이 못 먹으니까 그렇게 먹는 거야’라고 하셨다”, “식문화가 부족해서 비빔밥으로 흥분하는 한국인” 등 주장을 펼쳤다.
이뿐만 아니다. 이들은 댓글에 “중국 자본이 없으면 드라마 제작이 불가능한 나라”, “한국인의 편협한 민족주의가 우습다” 등 한국 비하 발언도 서슴없이 내뱉기도 했다.
전통을 두고 한국과 중국의 한국과 중국의 멀어진 관계는 지난해로 거슬러 올라간다.
환구시보는 지난해 11월 쓰촨의 파오차이가 국제표준화기구(ISO) 인가를 받았다면서 ‘김치 종주국’인 한국이 굴욕을 당했다고 전했다.
이후 논란이 일자 지난 1월13일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법률위원회(정법위) 안젠(安劍) 위원장은 “자신감이 없으면 의심이 많아지고, 갖가지 피해망상이 생기는 것”이라며 “김치는 한국 것이고, 곶감도 한국 것이고, 단오도 한국 것이라고 한다. 결국 모든 것에 사사건건 시비를 거는 이유는 자신에 대한 자신감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조롱했다.
중국 누리꾼들은 한복도 중국의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 이들의 이런 움직임은 최근 중국이 한국 전통의상인 한복을 중국 명나라 때 입던 ‘한푸’라고 주장하는 왜곡된 시선에서 나왔다는 게 전문가들의 풀이다.
지난해 11월 중국 게임사 페이퍼게임즈는 ‘샤이닝니키’ 한국판에서 한국의 전통의상인 한복을 아이템으로 판매했다. 이에 중국 유저들은 “조선족의 고유 의상”이라고 항의했고 제작사 측은 “중국기업으로 의무를 다하겠다”며 아이템을 삭제했다. 이후 “하나의 중국 기업으로써 페이퍼게임즈와 중국의 입장은 늘 일치한다”며 “국가 이익에 손해를 끼치는 모든 행위에 반대하고 적극적으로 중국기업의 책임과 사명을 다 할 것”이라고 입장을 발표했다.
또 국내 패션 브랜드 ‘라카이코리아’는 지난 1일 삼일절을 맞아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에 가수 전효성을 내세운 한복 옥외광고를 내보냈다. 라카이코리아는 해당 광고에서 “우리는 단 하나의 꿈이 있었다. 당신의 꿈은 무엇인가?”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러나 논란은 엉뚱한 곳에서 터졌다.
라카이코리아가 지난 4일 밝힌 바에 따르면 한복 옥외광고를 본 중국 누리꾼들은 항의에 나섰다. 라카이코리아는 “최근 당사에서 3.1절 102주년을 맞아 뉴욕 타임스퀘어에 노출한 한복 옥외광고와 관련해 중국 고객분들의 항의 전화와 메일이 빗발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한편 동북공정은 중국 국경 안에서 전개된 모든 역사를 중국 역사로 만들기 위해 2002년부터 중국이 추진한 동북쪽 변경지역의 역사와 현상에 관한 연구 프로젝트다. 2006년까지 5년을 기한으로 진행되었으나, 그 목적을 위한 역사 왜곡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프로젝트의 목적은 한반도와 관련된 문화와 역사를 중국의 역사로 만들어 한반도가 통일되었을 때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영토분쟁을 미연에 방지하는 데 있다.
김찬영 온라인 뉴스 기자 johndoe9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