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 무는 여권인사 연루 의혹 합조단 2차 조사, 23명 수사 의뢰 특수본, 고위층 개입 전모 밝혀야
한국토지주택공사(LH)발 공직자 땅 투기 의혹에 대한 정부합동조사단 조사와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여권 인사들의 투기 의혹이 연일 터져나오고 있다. 국회의원·광역자치단체장 등에 이어 가족·보좌관의 투기 의혹이 꼬리를 물고 있고, 그 대상도 경기 광명·시흥 등 3기 신도시 지역을 넘어 용인·광주 등지로 확산하고 있다. 지금까지 본인·가족의 투기 의혹이 제기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7명에 이른다. 임종성 의원만 가족의 투기 의혹에 대해 “도의적 책임을 피하지 않겠다”고 말했을 뿐 나머지는 “투기가 아니다” “법적으로 문제없다”고 오리발이다.
이런 상황에서 어제 민주당과 정부가 향후 공직자 부동산 재산등록제 전면 확대 방안과 부동산 거래 사전신고제 도입을 꺼내들었다. 사안의 경중은 외면한 채 민심 수습만 염두에 두고 현실성 없는 정책을 남발한다는 비난이 쏟아진다. 당장 모든 공무원을 잠재적 투기꾼으로 몬다는 반발이 거세게 일고 있다. 게다가 ‘모든 공직자’를 앞세우면서 차명거래 등 세부 지침에 대한 언급은 없다. 부동산 정보 접근성이 없는 공직자의 재산공개는 사생활 침해라는 비판도 나온다. 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을 포함해 150만명에 달하는 공직자 검증이 가능할지도 문제지만, ‘향후’라는 문구는 4·7 보궐선거를 일단 넘기고 보자는 꼼수다. 고위층 인사들의 도덕성과 제도상 허점에 쏠린 비난의 화살을 하위직 공무원에 전가하려는 의도가 다분하다.
여권의 전매특허인 ‘내로남불’ 행태도 가관이다. ‘LH 해체’ 수준의 혁신을 부르짖던 당정이 ‘역할 재정립’으로 꼬리를 내렸다. 특검과 국회의원 전수조사를 하겠다고 호언장담하던 여당은 “엘시티를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고 억지를 부린다. 소속 의원·가족 등을 대상으로 한 자체조사는 깜깜무소식이다.
정부합동조사단이 어제 3기 신도시 관련 지자체 개발업무 담당 공무원, 지방 공기업 직원 8700여명을 대상으로 한 2차 조사에서 토지거래를 한 28명을 추가로 적발하고, 이 중 투기가 의심되는 23명을 수사 의뢰했다. 청와대도 행정관급 직원 4명의 토지거래를 확인하고, 이 가운데 형이 LH 직원인 경호처 과장의 투기가 의심된다고 밝혔지만 국민 반응은 싸늘하다. 앞서 합조단의 1차 조사 결과에 대한 4개 여론조사기관 지표조사에서 국민의 73%가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한 걸 보면 그럴 만하다.
경찰은 투기 의혹이 드러난 지 17일 만인 어제 처음으로 LH 직원을 소환하고 세종시청 등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특검이 언제 출범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경찰을 주축으로 한 정부 합동특별수사본부의 책임이 막중해졌다. 뒷북 수사지만 날림 수사로 끝내선 안 된다. 공공기관 혁신과 법·제도 개혁은 환부를 도려낸 후에 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 말단 공무원과 LH 직원 꼬리 자르기가 아닌, 권력과 정보를 가진 고위층의 투기 연루 전모를 철저히 밝혀내야 한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은 법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