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부장·고검장들이 11시간 동안의 격론 끝에 한명숙 전 국무총리재판에서의 모해위증 의혹에 대해 혐의를 인정할 수 없다는 기존 대검찰청의 판단을 유지했다.
대검부장·고검장들이 참석한 19일 확대회의는 이같은 결론을 다수결로 이끌어 냈다. 회의에는 조남관 검찰총장 직무대행, 대검 부장(검사장급) 7명, 전국 고검장 6명이 참석해 전원이 표결에 참여했다.
이 중 절반이 훌쩍 넘는 10명이 불기소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나머지 2명은 기권했고, 기소 의견을 낸 참석자는 2명이었다. 모해위증·교사 의혹은 수사팀이 2011년 한 전 총리 재판에서 재소자들에게 “고(故) 한만호 전 한신건영 대표가 ‘한 전 총리에게 돈을 줬다’고 말했다"는 허위 증언을 사주했다는 진정이 지난해 4월 제기되면서 불거졌다.
조 대행은 이날 회의 결과를 토대로 기소 여부를 최종 판단하게 된다. 기존 대검이 내린 무혐의 판단이 유지된 만큼 조 대행도 공소시효가 끝나는 22일 전에 불기소로 최종 의견을 정리할 것으로 보인다.
회의 참석자들은 사건 기록을 검토한 뒤 오후부터 본격 심의를 시작했다. 주임검사로 사건을 무혐의 처분한 허정수 감찰3과장, 주임검사 배당 전까지 사건 처리를 주도한 임은정 대검 감찰정책연구관 등이 각자 입장을 발표했고 이들을 상대로 한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엄희준 창원지검 형사3부장 등 당시 수사팀 검사들도 참석해 모해위증교사가 없었다는 입장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의 결과에 따라 당시 수사팀은 위증교사 혐의를 벗을 것으로 보이지만 박범계 법무장관의 지시에 따라 법무부 감찰관실·대검 감찰부가 당시 수사팀의 부적절한 수사 관행을 특별 점검하게 돼 어떤 결과가 나올 지 주목된다.
류혁 법무부 감찰관은 지난 17일 브리핑에서 박 장관의 지시사항을 공개하며 당시 수사 과정에 위법·부당한 면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사건 관계인에 대한 인권 침해적 수사, 사건 관계인 가족과의 불필요한 접촉, 수용자에게 각종 편의를 제공하면서 정보원이나 제보자로 활용한 정황, 불투명한 사건 관계인 소환 조사 정황 등이 확인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감찰 결과 당시 수사팀의 비위 사실이 확인되더라도 징계 시효 3년이 이미 지났기 때문에 징계는 불가능하다. 다만 심각한 문제가 발견될 경우 장관이 주의나 경고를 할 수 있다는 단서는 달았다.
합동 감찰에서 어떤 결과를 내놓더라도 공정성 시비가 일 가능성이 작지 않지만 검찰의 부적절한 수사 관행을 바로 잡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실제로 한명숙 수사팀은 지난해 모해위증교사 의혹 보도에 해명하면서 재소자 가족을 검찰청으로 불러 재소자와 외부 음식을 먹은 사실을 인정해 재소자 유착 의혹을 낳았다. 기록조차 남지 않는 잦은 출정조사는 한 전 총리의 상고심 재판에서 대법관들로부터 ‘형사소송법 위반’이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강구열 기자 river910@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