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구미의 한 빌라에서 숨진 3세 여아의 친모에 이어 남편까지 임신과 출산 사실을 전면 부인하고 나서면서 이 사건을 둘러싼 미스터리가 커지고 있다.
21일 경찰과 언론 등에 따르면 친모 석모(48)씨의 남편 김모씨는 지난 19일 MBC와 SBS의 시사 프로그램에 출연해 “아내가 3년 전 아이를 낳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남편 김씨는 방송에서 3년 전 아내 석씨의 사진을 보여주며 “출산했다는 시점의 한 달 반 전 모습인데 만삭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집사람은 절대로 출산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집사람이) 몸에 열이 많아 집에서 민소매를 입고 있는데, 내가 임신 사실을 모른다는 게 말이 되느냐”면서 아내의 주장이 맞다고 강조했다. 또 구속 수감된 석씨가 남편에게 보낸 편지도 공개했다. 석씨는 편지에서 ‘있지도 않은 일을 말하라고 하니 미칠 노릇이다. 하늘이 알고 땅이 알아. 진짜로 결백해. 결단코 나는 아이를 낳은 적이 없어’라고 억울해했다.
석씨 부부가 출산을 부인하고 있지만, 경찰은 이를 반박할 임신 진료기록 등의 추가 증거를 확보하지 못하면서 수사는 사실상 벽에 부딪힌 상태다. 경찰은 숨진 여아의 친부가 누구인지도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 석씨는 유전자 검사를 통해 지난달 10일 큰딸(22)이 키우던 여아의 친모로 밝혀졌다. 경찰은 석씨가 3년 전 출산한 큰딸의 여아와 바꿔치기를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윤우석 계명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석씨가 여러 가지 말 못 할 이유를 갖고 있는 것 같다”면서 “실타래처럼 얽혀 있는 의문점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경찰이 석씨로 하여금 제대로 입을 열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미=김덕용 기자 kimd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