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지 줍는 노인 54%, 만성 질환·거동 불편 호소

전남도, 530명 전수조사
폐지 줍는 어르신 1700여 명에게 전남도가 야광 안전조끼 전달하고 있다. 전남도 제공

전남 지역에서 폐지 등을 모아 생계를 꾸리는 노인의 절반 이상이 신체 장애와 더불어 만성 질환, 거동 불편 등을 호소했다.

 

24일 전남도에 따르면 ‘빈곤 노인’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폐지 수거 노인한테 최소한의 사회복지를 보장하기 위해 전수조사를 벌였다. 각 시∙군에서 자체 파악한 폐지 수거 노인의 숫자와 자원재생공사에 판매실적이 있는 인원을 대조해 대상을 정했다,

 

이렇게 파악한 폐지 수거 노인은 전남의 노인 43만7973명 중 530명이었다. 대다수가 광주 인근 시∙군이나 목포∙여수∙순천 등 시 지역에 거주했다. 도는 지난해 12월 1일∼지난 2월 26일 석달 동안 폐지 수거 노인 530명을 대상으로 생활실태와 건강상태, 복지서비스 수혜 내용 등을 조사했다.

 

이 가운데 500명은 응답했으나 30명은 개인정보를 알리고 싶지 않다며 답변을 거부했다. 조사 결과 응답자 중 54.4%인 272명은 ‘건강하지 못하다’, 45.6%인 228명은 ‘건강이 양호하다’고 답변했다. 건강하지 못하다는 이들은 신체 장애(24.6%), 만성 질환(17.2%), 거동 불편(11.6%), 정신 질환(1.0%) 등을 이유로 들었다.

 

무거운 물건을 들어야 하기 때문인지 관절염과 신경통 등 근골격계 질환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았다. 가구 구성을 묻자 50.8%가 ‘혼자 산다’고 응답했다. 다른 이들은 배우자(39.0%), 자녀(7.4%), 손자녀(1.0%) 등과 함께 산다고 했다. 빈곤층인 폐지 노인의 독거 비율은 일반 노인의 23%에 견줘 두 배 이상 높았다.

 

응답자의 나이는 70대가 58%로 가장 많았다. 80대 32%, 60대 8%, 90대 2% 순이었다. 응답자의 98%는 한 달 30만원인 노인 기초연금을 받고 있었다. 또 기초수급(33%), 장애수당(11%), 노인일자리(10%), 긴급복지(5%), 장애인일자리(1%) 등 복지혜택의 대상이었다. 도는 이번 조사에서 당사자가 신청해야 하는 제도 탓에 기초연금을 받지 못하던 6명을 찾아 복지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무안=한승하 기자 hsh62@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