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권력은 저와 주변인을 죽이겠다고 협박하는 사람을 잡아 가두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프로바둑기사인 조혜연 9단이 지난해 청와대 국민청원에 자신의 스토킹 피해를 밝히며 호소한 말이다. 조씨는 40대 남성 A씨로부터 약 1년 동안 스토킹에 시달렸다. 여러 차례 경찰에 신고했으나 A씨에게 내려진 처분은 범칙금 5만원이 전부였다.
전문가들은 법 통과에 의미가 있다면서도 가해자 처벌과 피해자 보호라는 제정 취지를 살리기 위해 개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송란희 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는 “경범죄로 처벌하던 기존보다 강화한 처벌로 피해자를 보호할 장치가 생겼다는 의미가 있다”면서도 “그동안 제시된 의견보다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송 대표는 우선 처벌법이 정한 스토킹의 정의를 문제 삼았다. 그는 “정당한 이유가 없는 경우 처벌한다고 했는데 ‘이유’를 무엇으로 볼지, 어떤 정도를 지속·반복된 것으로 볼지 논란의 여지가 있다”면서 “새로운 범죄 양태가 나오는 상황에서 범죄 행위에 대한 포괄 규정이 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종민 기자 jngm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