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조 투입해 파운드리 재진출 인텔… “3년 내 TSMC·삼성과 3강 구도 형성”

카운터포인트리서치 분석 내놔

 

인텔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에 다시 본격적으로 뛰어든다고 밝히면서 TSMC를 중심으로 삼성전자, 글로벌파운드리즈(Global Foundries), UMC 등 업체들이 주도하는 현재 파운드리 시장에 큰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전망된다.

 

인텔 팻 겔싱어 신임 CEO(최고 경영자)는 지난 23일(현지시간) 발표한 ‘IDM 2.0’ 비전에서 제조 능력 강화를 핵심 요소로 언급하며 기존의 팹을 유지하는 것에서 나아가 추가적인 팹 구축을 위해 약 22조원을 투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인텔은 ‘인텔 파운드리 서비스(IFS: Intel Foundry Services)’라는 별도의 본부를 신설해 외부 고객을 유치할 방침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파운드리 트래커(Foundry Capacity Tracker)에 따르면 2021년 파운드리 시장 규모는 900억 달러(1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닐 샤(Neil Shah) 부사장은“코로나19 팬데믹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반도체 수요는 유례 없이 증가했다”면서 “기존 파운드리의 가동률이 100%에 이르고 있는 상태라서 주요 부품은 심각한 부족 현상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 동시에 경제 냉전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과 겹쳐 대형 IT 기업들은 제조업체의 다양화 및 반도체 자립을 목표로 삼게 됐다”고 현재의 글로벌 반도체 부족 현상을 언급했다.

 

샤 부사장은 이어 “그들은 수십억원을 투자해 서라도 새로운 파운드리를 구축하고 반도체 의존도를 최대한 낮추고자 하며, 인텔과 미국 정부는 현재의 심각한 수급불균형을 기회로 삼아 첨단 컴퓨팅, 커뮤니케이션과 연결의 새로운 시대를 주도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데일 가이(Dale Gai) 애널리스트는“최신 IDM 2.0전략은 제조 역량을 부활시키려는 인텔의 계획을 보여준다”면서 “인텔은 다양한 전략을 통해 사업을 넓힐 것이며, 미국 내 현지 생산이라는 분명한 이점을 가졌다. 인텔은 수년 전 14/22 나노 기술을 판매하며 파운드리 서비스 시장에 진입한 바 있으나 시장 점유율과 수익성 모두에서 아쉬운 성과를 거뒀다. 다시 시장에 진출하게 된 지금 인텔은 높은 기술력으로 대량의 아웃소싱 오더를 독점하고 있는 TSMC와 삼성 파운드리와 경쟁하게 된다”고 말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임수정 애널리스트는 인텔의 시장 진입에 대해 “인텔이 사업의 기초를 다지는 데에는 3년 이상 소요될 전망이나 결국은 TSMC, 삼성과 함께 3자 대결 구도를 형성하기 위한 충분한 기술력과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특히 5G, IoT, AI, 커넥티드카 등을 비롯한 신기술은 더 많은 반도체를 필요로 하게 되므로 뚜렷한 수요층이 존재한다. 인텔의 파운드리 진출은 수년 전 삼성의 행보를 다시 보는 것 같다. 인텔은 미국 기업들을 시작으로 사업을 확장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카운터포인트리서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