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은석(맨 위 사진),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최희(두번째 사진) 등이 ‘은별이 사건’의 가해자이자 캐스팅 디렉터로 가장해 활동하고 있는 인물에 대해 폭로했다.
지난 27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캐스팅 디렉터를 사칭해 배우들을 상대로 고소를 진행하며 이득을 취하고 다닌다는 조 씨를 조명했다.
‘은별이 사건’ 가해자로 알려진 조 씨는 지난 2015년 여중생을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피해자 여중생은 성폭행으로 임신, 출산까지 했지만 대법원은 두 사람이 연인관계라는 조씨의 주장을 받아들여 무죄판결을 내렸다.
그가 연예인들에 접근해 캐스팅 디렉터로 활동한 정황이 포착된 것.
먼저 최희는 “연예인들을 캐스팅해서 소개해주는 에이전시에서 일했다고 했다. 웨딩화보 촬영을 진행하자고 해서 웨딩업체에 가서 1차 미팅을 했다. 최종적으로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모델 일을 진행하게 됐다”라며 “그런데 3개월이 지났다. 드라마 카메오로 출연한 적 있었는데 방송이 된 날 밤에 연락이 와서는 다짜고짜 화를 내더라. ‘너는 불성실한 사람이고 당신 때문에 금전적인 손해를 입었다’는 뉘앙스였다. 나를 고소하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방송한지 1년 정도 됐을 때 사실이 아니었음에도 피소 당했다는 구설에 오르는 게 싫었다. 이후 변호사님과 만난 자리에서 변호사가 내게 조 씨가 작성한 문서에 사인을 하지 말라고 했다”며 “갑자기 변호사 멱살을 잡더니 소란을 피우기 시작하더라. 언론에 기사를 내겠다면서 변호사가 내 남자친구이고 자신을 폭행, 감금했다고 허위 제보를 했다”고 설명했다.
박은석도 “4년 전 ‘프라이드’라는 연극을 하고 있었는데 어떤 남자가 캐스팅 디렉터라고 자신을 소개하더라. 나한테 대본까지 줬으니까 신인배우로서 신뢰가 생겼다”며 “대본에 관련된 관계자와 둘이 같이 온다고 해서 표를 두 장 빼서 줬더니 혼자 왔다. 나중에 알았는데 다른 여배우랑 와서 봤더라”고 이상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여배우는 박은석과 잘 아는 사이였고, 이 여배우도 조 씨의 캐스팅 제안 얘기를 들으며 공연을 보자는 제안에 의심 없이 공연을 보러 갔다고.
이후 조 씨는 여배우에 한 영화 감독의 대본을 갖고 회의를 하자며 술집으로 부르기도 했으나 그의 소개로 오디션을 본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이에 박은석은 동료들이 겪은 일을 토대로 ‘조 씨를 조심하라’는 글을 단체 대화방에 올렸고, 이는 대학로 배우들 사이에 알려졌다. 3년 뒤 조 씨는 박은석에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고 펄쩍 뛰었고 다른 배우들 역시 조 씨에 같은 이유로 고소를 당했다.
그렇다면 조 씨는 어떻게 자유롭게 배우들을 만날 수 있었을까.
조 씨는 주로 목동 SBS 로비에서 배우들을 만났다. 성우 신분증으로 방송국에 출입하고 있었더 것. 그러나 그는 성우 극회, 협회에서 제명된 전력이 있었고 SBS 출입 블랙리스트에 오른 후 그는 인근 카페에서 신인 배우들을 만났다.
‘그알’에 피해를 고백한 제보자만 해도 105명이었다. 이에 ‘그알’ 측은 “피해자들은 조 씨에게 고소장을 건넨 상황”이라며 “수사기관에 취재 사실을 알렸으며 적극적으로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소영 온라인 뉴스 기자 writerksy@segye.com
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