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의 아시아계 의원들이 28일(현지시간) 한인 4명 등 총 8명이 사망한 애틀랜타 총격 사건 현장을 방문해 범인에 대한 증오범죄 혐의 적용을 촉구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미 의회 대표단은 이날 애틀랜타를 찾아 최근 총격 사건이 발생한 스파와 마사지 업소 세곳에 헌화하고 아시아계에 대한 잇따른 범죄를 규탄했다.
아시아태평양코커스(CAPAC) 소속 의원들을 주축으로 구성된 대표단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발생 이후 아시아계 미국인들을 향한 적대감이 더욱 증가하고 있어 우려스럽다고 강조했다.
한국계인 앤디 김 민주당 하원의원은 “지역 아시아계 미국인 공동체와의 연대를 보여주고 총격 사건 이후 그들이 느낀 것을 이해하기 위해 이곳에 왔다”고 말했다. 그는 “여기 오면서 떠오른 생각은, 이건 어디서나 있을 수 있었다는 것이고 그건 우리를 지금 매우 두렵게 만든다”며 “다음에 다른 폭력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두려움을 느낀다”고 밝혔다.
CAPAC 의장인 주디 추 민주당 하원의원은 “이번 사건은 고의적인 여정이었다는 것이 분명하다”며 “아시아 여성들을 표적으로 하지 않는 한 이 세 장소를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크 다카노 민주당 하원의원은 “첫 범행 장소인 애틀랜타 인근 체로키 카운티에서 다음 범행지인 애틀랜타 시내로 이어지는 길에 아시아계 업소가 아닌 많은 가게가 있었다”면서 “범인의 행동은 그가 말한 것보다 더 큰 목소리를 낸다”고 말했다. 다카노 의원은 특히 “지역 검사들이 증오범죄 사건에 경험이 많이 없을 수도 있다”면서 “법무부가 도와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카노 의원은 “아시아태평양계(AAPI) 공동체는 이것이 증오범죄라고 생각한다”면서 “그들은 자신의 눈으로 보고 느낀다”고 지적했다.
그레이스 멩 민주당 하원의원도 “희생자 중 특히 아시아계 여성들의 삶을 기리고 싶다”면서 애도했다.
앞서 지난 16일 백인 로버트 앨런 롱(21)의 총격으로 체로키 카운티 마사지숍에서 4명이 숨지고 1명이 크게 다쳤으며, 애틀랜타 스파 두 곳에서 한인 4명이 숨졌다.
롱은 증오범죄를 부인했지만, 희생자 8명 중 6명이 아시아계 여성이라는 점에서 증오범죄 혐의를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sisleyj@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