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 여성 체중 줄수록 치매 걸릴 위험 높아져

서울아산병원 김영식 교수팀 등
60∼79세 4만5076명 분석 결과

60세 이상 여성은 체중이 많이 줄어들수록 알츠하이머성 치매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김영식 교수와 국제진료센터 강서영 교수 연구팀은 2002∼2003년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검진 참여자 중 알츠하이머병이 없는 60∼79세 성인 4만5076명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29일 밝혔다.



분석 결과 여성의 체질량지수(BMI)의 감소 폭이 클수록 알츠하이머병 위험이 커지는 것으로 나왔다.

2년 동안 체질량지수 감소 폭 5∼10%는 1.14배, 10.1∼15%는 1.44배, 15% 이상은 1.51배 알츠하이머 발병 위험이 높아졌다. 4년 동안 감소 폭 5∼10%는 1.31배, 10.1∼15%는 1.6배, 15% 이상은 1.68배 발병 위험이 높아졌다.

남성의 경우 2년간의 변화는 유의미한 영향이 없었고, 4년 동안 체질량지수가 10.1∼15% 감소한 남성에게서 알츠하이머 발병 위험이 1.33배 높아졌다.

알츠하이머병은 뇌 세포가 점점 파괴되면서 뇌 조직이 줄어들고 뇌 기능까지 악화되어가는 퇴행성 신경 질환이다. 기억력, 공간지각력, 판단력 등 인지기능 저하와 망상, 불안, 공격성 등 정신행동 증상을 보이며 점차 일상생활 수행능력이 상실돼 남의 힘을 빌리지 않고는 간단한 일상사조차 해낼 수 없게 된다.

김영식 교수(왼쪽), 강서영 교수

강 교수는 “체질량지수가 감소하면 영양소 결핍과 호르몬 변화가 발생하는데, 이러한 현상이 인지기능 감퇴로 이어지면서 알츠하이머병 위험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는 고령에서 단백질 등 영양 섭취가 부족한 여성이 남성보다 1.4∼1.7배 많고, 권장 운동량에 미달하는 여성도 남성보다 1.3배나 많다고 밝혀진 노인실태조사(2017년)와 무관하지 않다. 고령에서 영양 섭취 부족으로 인한 체중 감소와 운동 부족으로 인한 근감소증을 예방하는 것이 뇌 건강 및 치매 예방에 중요하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최근 게재됐다.

 

정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