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투기 의혹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진 가운데 LH 출신을 영입한 건축사무소들이 LH 사업을 대거 수주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특히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LH 사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LH 사업의 수의계약 규모가 급증했고, 대부분 LH 퇴직자를 채용한 이른바 ‘전관 건축사무소’가 따냈다는 주장이 나왔다. LH 측은 퇴직자 소속업체 일감 몰아주기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2015∼2020년 LH의 ‘설계용역 수의계약’과 ‘건설사업 관리용역 경쟁입찰’ 수주내역을 분석한 결과, LH 전관을 채용한 건축사무소들이 사업을 절반가량 수주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29일 밝혔다.
2015∼2020년 건설사업 관리용역 290개 사업 중에서도 LH 전관 사무소가 수주한 사업은 115개로 39.7%에 달했고, 사업비는 3853억원(48%) 규모였다.
경실련은 “업체들은 담당을 둬 LH뿐만 아니라 다른 공기업 전관들까지도 관리했다”며 “특히 변 장관이 LH 사장이던 2019∼2020년에 수주사업 건수와 금액 증가가 두드러졌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땅 장사·집 장사뿐만 아니라 퇴직 이후에는 사업 수주 로비스트를 양성하는 LH는 해체돼야 한다”며 “서민 주거안정을 위해 주택청을 신설하고, 사장 시절 수주 독식을 방조한 변 장관은 즉각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실련의 주장에 대해 LH는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LH는“건축설계용역 업체 선정은 건축서비스산업진흥법에 따른 경쟁(공모) 방식에 의한 것으로 일반 수의계약이 아니다”면서 “건축서비스법 및 건축설계공모 운영지침에 따라 외부인 5인이 포함된 7인의 심사위원이 설계안을 공정하게 심사·평가하고 있어 특정업체 선정이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시민사회에서는 LH에 대한 규탄 목소리가 쏟아졌다. 부동산적폐청산시민행동은 이날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택지개발촉진법의 비밀주의 개발 방식과 LH의 무소불위 권력이 투기 사태를 낳았다”며 제도 개혁을 촉구했다.
권구성·나기천 기자 k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