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30일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전셋값 인상’ 논란으로 전격 경질된 것을 거듭 부각하며 여권을 비판했다.
배준영 대변인은 논평에서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불공정 공정거래위원장’이라고 비토당했던 김 실장 임명을 강행하고, 경제 정책의 핵심에 임명한 이는 누구인가”라며 임명권자인 문재인 대통령의 사과를 촉구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임대차 3법의 시행 직전 본인의 강남 아파트 전세 보증금을 대폭 올려 이중성 논란을 불러일으킨 김 전 실장을 하루 만에 전격 경질했다. 김 실장은 전날 오후 해당 보도가 나온 뒤 유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물러나겠다는 뜻을 전달한 데 이어 이날 오전 문 대통령에게 직접 사의를 밝혔다. 문 대통령은 즉각 수용했고, 후임에 이호승 청와대 경제수석을 임명했다.
문 대통령의 양산 농지가 대지로 변경돼 약 3억5000만원의 추가 이득을 었었다는 한 언론 보도를 거론하며 “내로남불의 모범”이라고 맹비난 했다.
열린민주당 김의겸 의원의 청와대 대변인 시절 흑석동 부동산 문제까지 끄집어내며 “부동산 투기 소굴 같은 청와대”라고 말했다. 윤희숙 의원은 SNS에서 “도덕성도 능력도 없는 주제에 감당하지 못할 권력을 가진 정권의 부패 문제”라고 지적했다.
‘국민 분노를 부동산 부패의 근본적 청산을 위한 동력으로 삼자’는 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서는 “또 분노팔이·적폐팔이를 시도할 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가 전날 TV토론에서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 정책을 잘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언급한 것을 겨냥한 ‘말 바꾸기’ 비판도 나왔다.
오세훈 캠프 대변인을 맡은 조수진 의원은 MBC 라디오에서 “표만 의식한 다급한 행동”이라며 “박 후보는 현 정권에서 장관까지 했다. 그리고 3월 4일까지는 부동산 정책에 대해 뭐가 잘못됐느냐고 이야기했었다”고 비판했다.
앞서 지난 29일 김 전 실장은 “부동산 투기 근절을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할 엄중한 시점에 크나큰 실망을 드려 죄송하다”고 말했다. 김 전 실장은 “정책실을 재정비해 2·4 대책 등을 차질없이 추진하도록 빨리 자리에서 물러나는 게 대통령을 모신 비서로서의 마지막 역할”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김 전 실장은 “이 실장이 탁월한 능력과 훌륭한 인품을 가져 제가 다하지 못한 일을 마무리해 대한민국의 포용적 회복과 도약을 위한 성과를 거두리라고 확신한다”면서 “다시 한번 송구하고,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김 전 실장의 전격 경질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땅 투기 사태로 민심 이반 현상이 두드러진 가운데 김 실장의 전셋값 인상 논란은 부동산 정책에 대한 신뢰를 붕괴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실장은 전·월세 상한제를 비롯해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규제를 주도한 상징적 인물로 꼽혀왔다.
나아가 4·7 서울시장·부산시장 보궐선거가 유례없는 ‘부동산 선거’로 치러지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김 실장의 전셋값 인상 논란은 여권의 ‘최대 악재’로 꼽혀왔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