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홍 세무사 “형과 주로 대화했고 근검절약했다… 동생과 상의했다는 말만 믿었다”

“박수홍의 형 여전히 묵묵부답”

 

개그맨 출신 방송인 박수홍(51·사진)씨의 친형이 수십년간 동생을 상대로 100억원대에 이르는 횡령을 저지른 사실이 폭로돼 파문이 인 가운데, 이들 형제와 오랫동안 알고 지낸 세무사가 언론 인터뷰에 응했다. 그는 주로 일하며 박씨의 친형과 대화했고, ‘동생(박수홍)과 상의했다’는 말을 해 그대로 믿었다고 했다.

 

문화일보가 31일 공개한 인터뷰 기사에서 박씨 가족의 세무 담당자 A씨는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진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박수홍씨의 말을 듣고 문제가 있는 부분이 보여 소명 자료를 친형에게 요청했지만, (친형이) 답변을 안 하고 있다. 묵묵부답이고 가족 뒤로 피하려 하는 느낌”이라고 전했다.

 

A씨는 ‘세무 처리 과정에서 이상한 점은 없었냐’는 질문에 “그동안 친형과 더 많이 대화했고, ‘박수홍(동생)과 상의를 했다’고 해서 그대로 믿었다. 우애가 깊은 형제라 생각했다”고 했다.

 

이미 알려진 대로 박씨의 형은 평소 경차를 몰로 근검절약하는 모습을 보여와 의심하지 못했다고 했다.

 

A씨는 박씨의 형과 주로 상대해왔기 때문에 처음엔 오히려 박씨를 오해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 매체에 “처음 만났을 때는 오히려 박수홍씨와 싸웠다. 그동안 우리가 알고 있던 것과는 전혀 다른 이상한 이야기를 하니까”라면서 “그런데 몇 차례 만나서 자료를 점검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우리가 박수홍씨를 위로했다. 지난주는 특히 많이 힘들어하고 불안해 해서 걱정이 많이 됐다”고 했다. 

 

A씨는 작년 초 박씨의 형이 박씨가 모르는 법인을 만들었다는 의혹 관련해 “법인 하나는 친형 가족이 100% 지분을 갖고 있다. 그렇게 법인 지분을 나누는 것에 박수홍이 동의했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박씨가 아무리 가족에게 헌신적이라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며 의아한 생각도 들었다고 했다. 이 때도 박씨의 형은 동생의 동의를 받았다고 세무사를 설득했다고 했다.

 

또한 애초 박씨에게 지급하기로 한 부분이 장부에 기재가 안 돼 있어 궁금했다고 했다.

 

A씨는 “친형이 나서서 대화하고 소명 자료를 제시해야 한다”고 거듭 부장했다. 그는 형이 소명 자료를 제시하면 일정 부분 소명되는 부분도 있을 거라고 봤다. 피해 규모가 100억원으로 알려졌는데, 사실 그것과는 다를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 매체는 상가 7∼8개 중 1개만 박씨의 명의이며, 대다수가 그의 친형과 가족의 소유로 돼 있었다고 폭로했다.

 

이번 논란은 최근 박씨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검은고양이 다홍 Blackcat Dahong’에 올라온 댓글 폭로로부터 시작됐다.

 

글 작성자는 “박수홍 30년 평생 1인 기획사. 30년 전 일 없던 형 데려와 매니저 시킴. 박수홍 출연료 모든 돈 관리 형이랑 형수가 함”이라며 “박수홍이 뒤늦게 자신의 통장과 자산 상황을 확인했을 때 다 형, 형수, 그의 자식들 이름으로 돼 있는 것을 확인했다”는 폭로했다.

 

이어 “계약금 포함 출연료 미지급액이 백 억이 넘고, 지금 그들은 도망간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논란이 일자 박씨는 지난 29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전 소속사와의 관계에서 금전적 피해를 입은 것은 사실이다. 그 소속사는 제 형과 형수의 명의로 운영돼 왔다”며 직접 형 가족의 횡령 사실을 인정했다.

 

그는 친형과 대화를 시도했지만 오랜 기간 답변을 받지 못했다며 “마지막 (대화) 요청에도 응하지 않는다면, 더는 그들을 가족으로 볼 수 없을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부모님은 최근까지 이런 분쟁이 있었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 부모님을 향한 비난은 멈춰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박씨와 20년 지기 절친으로 알려진 개그맨 손헌수씨는 지난 30일 인스타그램에 “저는 아직도 가족이라 생각하는 선배님 때문에 형과 형수 그리고 호의호식하는 자식들의 만행은 말하기 조심스럽다”라며 글을 올렸다.

 

그는 “(박수홍은) 항상 형과 형수가 자신이 열심히 일해서 주면 그거를 잘 제테크해서 노후 걱정 없이 자산을 많이 불려주고 있다고 굳게 믿고 계셨고 저 또한 그걸 믿을 수밖에 없었다”면서 “앞에서 형은 경차를 타고 다니고 다 ‘수홍이꺼’라고 얘기하고 다니고 형수는 가방이 없다고 종이가방을 메고 다니는데 심성이 그토록 착한 선배님이 어떻게 가족을 의심할 수 있었겠나”라며 분노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박수홍 유튜브 채널 영상 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