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 하면 공공주택 공급과 택지·신도시 개발 등이 먼저 떠오르지만 주거복지도 핵심 업무 중 하나다. 주거복지는 정부의 투자나 출연으로 공익증진을 위한 활동을 수행하는 공기업의 존재 목적을 LH에서 가장 잘 반영한 사업으로 꼽힌다. 이에 LH는 취약계층 등 사회적 약자를 지원하는 사업과 이들을 위한 일자리 창출 등 사회적 경제 활성화를 위한 업무 영역을 확대하는 중이다.
LH는 일자리 창출, 둥지 내몰림 방지 등 사회적 약자 지원 및 사회적 가치 제고를 위해 ‘희망상가’를 공급한다고 1일 밝혔다.
임대차계약기간은 2년이며, 입점자격 상실 등 계약해지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 2년 단위로 최장 10년까지 갱신할 수 있다. 갱신계약 시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해 5% 범위에서 인상률이 결정된다.
4월 공급물량은 2일 LH 홈페이지에 공고 예정이다. 공고 내용은 ‘LH 홈페이지?청약센터?상가?분양·임대정보’에서 확인할 수 있다.
LH는 보유 자산을 활용한 일자리 창출에도 앞장서고 있다. 특히 LH의 ‘B급자산’인 장기공실 임대상가를 자활사업의 인프라로 활용하는 게 지방자치단체나 지역 주민으로부터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인천 남동구 만수7단지 702동 지하 1층 영구임대상가의 ‘인천자활 도시농업센터’가 그런 경우다. 이 사업은 인천광역자활센터에서 버섯농장 도시농업 협력사업을 LH에 제안해 성사된 케이스다. 인천시와 LH는 해당 상가를 5년 동안 무상임대하는 계약을 체결했고, 전용 면적 기준 총 409.12㎡(123.8평)를 버섯재배사 196.36㎡(59평), 배지생산시설 112.26㎡(34평), 교육 및 커뮤니티센터 87.3㎡(26평), 창고 13.2㎡(4평)로 구성했다. LH 지침상 장기미임대상가는 지자체에 무상 임대가 가능하다.
이렇게 조성된 센터에선 저소득 시민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20여명의 자활근로자 상시 근로와 함께 도시농업체험 강사 양성, 자활교육 프로그램 등이 운영 중이다. 버섯판매마켓 운영을 통한 생산물 판매촉진 활동 추진과 자활근로자 소득증대, 커뮤니티케어센터 설치를 통한 만수7단지 입주민과 지역 주민을 위한 복합문화 공간 제공 등의 효과는 덤이다. LH도 장기공실상가 문제를 사회적 가치 제고 활동으로 해소하는 성과를 이뤘다.
LH 관계자는 “버섯재배사업은 도심형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수익성이 양호, 특히 스마트팜 등 채소작물 재배보다 시설투자비와 유지비·전력소모가 적어 건물 노후화가 심각한 지하상가에서 영위하기 적합하다”며 “또한 자활교육을 받은 저소득층이 향후 손쉽게 소자본 창업이 가능하므로 저소득층 일자리 창출에 실질적인 성과가 도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입점 센터와 참여 주민의 만족도도 높은 편이다. 박은영 인천자활 도시농업센터 대표는 “사업을 하고 싶어도 예산의 한계나 공간이 없어서 못 하는 경우가 많은데 LH가 5년 무상임대에 환기시설 교체 등의 시설개선까지 지원해줘 쾌적한 환경에서 자활에 참여하는 주민의 경제 상황은 물론 심리적인 안정까지 이뤄지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참여 주민 중 버섯종균기능사 자격증을 한 분이 취득했고, 일곱 분이 추가로 준비 중이라 코로나19 상황이 개선되면 지역 주민과 더 많은 프로그램을 함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나기천 기자 n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