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치 평전/남태현/오월의봄/1만1000원
세상에서 가장 짧은 미국사/폴 S. 보이어/김종원 옮김/위즈덤하우스/1만6000원
미국 대선이 끝난 이후인 지난 1월6일, 워싱턴DC 의사당 앞에서 선거에 패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트럼프는 연단에 올라 시위대를 충동질했다. “저들이 선거를 훔쳤다, 의사당으로 가라”고. 흥분한 군중들은 의사당 건물로 난입해 점거하면서 큰 파문을 일으켰다.
민주주의의 총본산이라는 미국 민주주의는 정말 괜찮은 것인가. 도대체 미국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충격적인 미 의사당 점거 사태가 세계 사람들에게 던진 질문들이다. 이런 질문은 기본적으로 미국 정치의 본질과 함께 미국의 역사 역시 알아야 대답이 가능하다.
2012년 타계한 보이어의 ‘세상에서 가장 짧은 미국사’는 식민지 시절이나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시점도 아닌, 1만5000년 전 선사시대부터 21세기까지 아우르는 미국사를 시대 순으로 살펴본 책이다.
이야기는 1만5000년 전 마지막 빙하기에 현생 인류가 지금의 시베리아에서 알래스카로 배를 타고 오거나 ‘얼음 다리’를 건너와 아메리카 대륙에 퍼져나간 것에서 시작된다. 저자는 그리하여 1∼3장에서 미국 건국 전후의 이야기를, 4∼7장에선 여러 국내외 문제를 해결하면서 세계 최강대국으로 성장해 가는 모습을, 8∼9장에선 20세기 중반 이후의 다사다난한 미국사를 차례로 들여다본다.
책은 “앉은 자리에서 한 번에 읽을 수 있는 짧은 미국사”를 표방한 만큼 방대한 미국사를 압축적으로 이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신화나 선입견, 이데올로기적 추상을 벗어나면서도 정치 및 사회, 문화사 등 주요 영역을 두루 아우른다는 점이 최대 미덕이다.
김용출 선임기자 kimgij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