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인 4일 청명한 날씨 속에 서울 한강공원과 공원 등에서 봄 정취를 만끽하려는 상춘객들로 북적였다.
이날 오후 1시께 여의나루역 인근 한강공원에는 잔디밭에 간격을 둔 채 돗자리를 펴고 앉아 담소를 나누거나 자전거 타기 등 운동을 즐기는 시민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사진을 찍으러 왔다는 김모(66)씨는 "사진이 취미인데 요즘은 여기저기 다니기 힘든 환경이라 답답했다"며 "마스크를 잘 쓰고, 조용히 사진만 찍어 크게 위험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데 눈치가 보이는 것도 사실"이라고 했다.
한복을 빌려 입은 태국인 20대 여성 6명은 마스크를 썼다 벗었다 반복하며 사진을 찍고 대화를 나누고 있었으나 제지하는 사람은 없었다. 이들은 곁을 지나던 중국인 남성 5명을 불러 세운 뒤 모두 손을 잡고 사진을 찍기도 했다.
벚꽃길을 개방한 강남구 양재천 근린공원에서도 거리두기나 마스크 착용 등은 대체로 잘 지켜졌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산책로 한쪽에서 시민들이 한 방향으로 이동하도록 안내했다. 다리 아래에는 시민들이 벤치마다 1∼2명씩 나눠 앉아 있었다.
경기 고양에서 연인과 함께 데이트를 나왔다는 송모(20)씨는 "야구 보러 가는 길에 들렀다"며 "실내에 있으면 솔직히 거리두기가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는데 이곳은 사람이 붐비는 곳도 아니어서 걱정되는 건 없다"고 말했다.
수변 인근 공간에 돗자리를 깐 등산복 차림의 노인 6명은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즉석 김치나 누룽지, 보온병에 담긴 커피 등을 먹고 있었다.
한 남성은 "동네 친구들끼리 모여 커피 한 잔도 못 마시나. 텔레비전을 보니까 밖에서는 감염이 잘 안 된다고 하더라"라며 "코로나로 매일 집에만 있던 노인네들이 가끔 만나 모여있을 수도 있지. 유난 떤다"고 손사래를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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