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정오께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의 한 백반 음식점에 동료 사이인 직장인 3명이 들어섰다.
먼저 들어온 1명이 출입명부에 자신의 이름을 적은 뒤 그 옆에 '외 2명'이라고 쓰는 사이 나머지 2명은 자연스레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펼쳤다.
기본방역수칙은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와 상관없이 모든 다중이용시설의 관리자·종사자·이용자에게 적용되는 새 지침이다.
마스크 착용, 방역수칙 게시·안내, 출입자 명부 관리, 주기적 소독·환기 등 기존의 4가지 수칙에다 음식 섭취 금지, 유증상자 출입제한, 방역관리자 지정 등 3가지가 새로 추가돼 총 7가지로 이뤄져 있다.
수칙 개수만 늘어난 게 아니라 식당·카페 등 음식 섭취를 목적으로 하는 시설과 음식을 판매하는 부대시설 외에는 음식을 먹는 것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등 기존 수칙도 강화됐다.
이에 따라 경기장 내 취식이 금지되면서 프로야구 개막을 맞아 야구장에서 경기를 보며 '치맥'을 기대했던 야구팬들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부산에 거주하는 한 롯데 야구팬은 "오는 9일 사직구장 첫 경기에 갈 예정인데 야외 공간인 야구장에서 치킨과 맥주를 먹지 못 하게 해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고 말했다.
휴게실 등에서 제한적으로 취식을 허용해온 도서관도 이날부터 취식이 금지됐다.
대구 한 시립도서관의 휴게실에는 곳곳에 '취식금지' 안내문이 붙었다.
도서관 관계자는 "학생이나 취업준비생은 열람실에 장시간 앉아 있는 경우가 많아 도시락이나 간식을 싸 와 휴게실에서 먹곤 했는데 오늘부터 취식을 못 하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서관을 자주 이용한다는 한 취업준비생은 "도서관에서 오래 공부하게 되면 끼니를 해결해야 하는데 싸 온 간식 정도라도 먹게 해주면 일부러 편의점이나 외부 식당에 가는 시간이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텐데 아쉽다"고 말했다.
기본방역수칙 시행 첫날 곳곳에서 이러한 불편과 불만, 아쉬움이 터져 나왔지만 모두의 안전을 위해 수칙을 준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컸다.
이날 점심시간대 대전시청 인근 식당가를 찾은 한 시민은 "최근 대전에서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하고 있는데 나라도 방역 당국의 지침에 잘 따라야 하지 않겠느냐"며 "일행 중 한 사람만 출입명부를 작성하던 것에 비하면 귀찮기는 하지만 방역 차원에서 협조했다"고 말했다.
수원의 한 갈비 음식점 입구에는 "출입명부 개개인 작성입니다. 4월 5일 시행, 불이행 시 과태료 10만 원"이라고 적힌 안내문이 출입명부 옆에 놓였다.
이 음식점 관계자는 "이전부터 방문자 전원 명부 작성을 원칙으로 했지만, 계도기간이 끝나고 본격적으로 시행된다는 소식에 안내문을 마련했다"며 "손님들도 대체로 협조적인 태도로 방역 수칙을 따라줘서 고맙고 다행"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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