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아시아계를 겨냥한 증오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난달 말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는 20대 흑인 남성이 한인 슈퍼마켓에 난입해 쇠막대기를 휘두르며 난동을 부린 사건이 발생했다. 이 남성은 한인 부부에게 “중국인들아,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고 소리를 질렀다고 한다. 3일 캘리포니아주에서는 60대 아시아계 여성이 반려견 두 마리와 산책하던 중 흉기에 복부를 찔려 숨졌다. 지난달 중순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백인 남성의 충격으로 한인 4명 등 아시아계 여성 6명이 사망한 사건 이후 유사범죄가 미국 곳곳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아시아계 증오범죄는 코로나19 대유행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선동정치가 뒤엉켜 초래한 재앙이 틀림없다. 미국에서 중국 우한이 코로나19 발원지로 지목되면서 반(反)아시아 정서가 퍼졌다. 지난해 미국 주요 16개 도시에서 아시아계 대상 증오범죄가 전년보다 149%나 늘었다. 뉴욕 경찰에 접수된 사례는 2019년 3건에서 지난해 28건, 올해 35건으로 급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시도 때도 없이 “(코로나19는) 중국 바이러스” 등 온갖 막말로 불난 집에 기름을 부었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재미교포 클로이 김조차 “집을 나설 때 항상 최루액 분사기와 호신용 무기를 휴대한다”고 할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