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 수신 잔액 10조 돌파…‘업비트’ 제휴 효과 톡톡

케이뱅크 을지로 신사옥 전경. 케이뱅크 제공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최근 수신잔액 10조원을 돌파하며 시중 자금을 빠르게 흡수하고 있다. 비트코인 열풍이 불며 가상화폐거래소 업비트와 제휴를 맺은 케이뱅크 계좌에 자금이 몰린 영향으로 분석된다.

 

7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 3월말 8조7200억원이었던 케이뱅크의 수신 잔액은 최근 10조원을 돌파했다. 영업 재개 직전인 지난해 6월 말 수신잔액이 약 1조8500억원에 불과했던 케이뱅크는 영업 재개 9개월 만에 수신고가 5배 이상으로 늘어나며 시장에서 빠르게 입지를 다지고 있다.

 

이는 작년 말 기준 제주은행의 총수신(약 5조4000억원)의 두 배에 달하며, 전북은행 총수신(약 15조6000억원)에는 다소 못 미치는 수준으로, 케이뱅크는 이제 지방은행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성장했다. 국내 2호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는 3월 말 기준 수신 잔액이 약 25조4000억원에 달해 전북은행은 물론 광주은행의 총수신(연말 기준, 23조7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가입자 수 역시 상승 곡선을 이어가고 있다. 케이뱅크의 가입자 수는 최근 400만명을 돌파했다. 올해 1월 247만명에서 2월 311만명으로 증가한 뒤 3월 391만명을 찍고 최근 400만명을 넘겼다.

 

케이뱅크의 수신 잔액과 가입자 수가 급증한 배경으로는 가상화폐거래소 업비트와의 제휴가 꼽힌다. 지난해 케이뱅크는 업비트와 손을 잡고 ‘원화 입금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여기에 비트코인 투자 열풍이 맞물리며 반사효과를 본 것으로 풀이된다.

 

이밖에도 하루만 맡겨도 연 0.5%의 이자를 제공하는 파킹통장 ‘플러스박스’, 100% 비대면 아파트 담보대출 등 신상품에 힘입어 성장세를 지속해가고 있다는 평가다. 초저금리 현상 속에 뜨겁게 달아올랐던 주식시장이 소강상태를 보이면서 시중에 갈 곳을 잃은 돈이 쌓여가자 파킹통장에도 돈이 몰린 것으로 해석된다. 케이뱅크의 파킹통장 플러스박스에는 최대 1억까지 자금을 맡길 수 있고, 연 0.6%의 금리를 줘 타 시중은행 대비 경쟁력이 높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업비트 제휴와 가상자산 가치 상승이 수신 잔액과 가입자 수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주식 가격 상승에 따른 파킹통장 인기 등 다른 상품도 함께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