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주년을 맞는 SK그룹은 올해 온라인 추모식 외에 조용한 기념일을 보낸다. 과거 과감한 인수·합병(M&A) 승부수로 일류기업으로 자리매김한 만큼 이번에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추세에 맞는 신사업에 역량을 집중하면서 한 단계 더 도약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SK는 자산 규모 225조원을 넘나들며 재계 3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SK의 첫 번째 성장 발판은 고(故) 최종현 선대 회장이 대한석유공사(현 SK이노베이션)와 한국이동통신(SK텔레콤)을 인수한 것에서부터 출발했다.
1998년 취임한 최태원 회장이 SK의 차세대 동력으로 주목한 사업은 ‘반도체’다. 막대한 인수자금에 비해 성공하기 쉽지 않다는 일부 경영진의 반대가 나왔다. 최 회장은 경영진을 일일이 설득해 2012년 하이닉스를 3조4000억원에 인수했다. 최 회장의 예상은 적중했다. SK하이닉스는 한국을 대표하는 수출기업으로 반도체를 통해 국부 창출에 공헌하고 있다.
SK는 에너지와 정보통신, 반도체라는 ‘트로이카’에 더해 수소와 바이오 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 중이다. SK는 향후 5년간 약 18조원을 투자해 국내 수소 생태계 조성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2025년까지 이산화탄소를 제거한 청정수소 25만을 보령 LNG터미널 인근 지역에서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SK는 국내 수소 생태계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총 21만개의 일자리와 경제적 편익 34조1000억원을 창출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바이오산업에서도 SK의 성과는 눈부시다. SK바이오팜의 뇌전증 신약인 ‘세노바메이트’가 유럽 판매 허가를 받았다.
SK는 최근 4년간 바이오 위탁생산 사업 관련 회사들을 인수하고 있다. 2018년 미국 의약품 위탁생산 기업 엠팩 지분을 전량 매입했다. 최근에는 프랑스 유전자·세포 치료제 생산 업체인 ‘이포스케시’도 사들였다.
이 회사는 유전자·세포 치료제 연구개발의 핵심 기술을 갖고 있다. 유전자·세포 치료제 시장은 2025년까지 연평균 25%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미래 먹거리인 만큼, 이를 통해 바이오 의약품 위탁생산 사업을 선점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남혜정 기자 hjna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