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재보궐선거를 계기로 일대 혁신을 공언한 집권여당에서 내분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내 비주류를 중심으로 선거 참패의 원인을 친문(친문재인)에 물으며 ‘친문 2선 후퇴론’이 불거졌다. 친문계는 “지금 민주당에 계파가 어딨느냐”고 맞섰다. 앞으로 당권 경쟁과 대선 구도 속에서 갈등은 격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 도종환 비상대책위원장은 9일 비대위 첫 공개 회의에서 재보선 참패 일성으로 “내로남불의 수렁에서 하루속히 빠져나오겠다”며 “민심 앞에 토 달지 않겠다”고 납작 엎드렸다. 도 위원장은 “분노와 질책, 이번이 끝이 아닐 수 있음을 잘 안다”며 “더 꾸짖어달라. 마음이 풀릴 때까지 반성하고 성찰하겠다”고 했다. 비대위는 ‘질서있는 수습’의 첫 행보로 다음주부터 민심 경청 투어에 나서기로 결정했다.
당내에선 비주류가 나서 친문 책임론을 추궁했다. 전날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노웅래 의원은 친문 핵심인 도종환 의원이 비대위원장이 된 것을 두고 “국민을 바보로 아는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비대위원장을 국민의 눈높이가 아니라 당내 특정 세력의 눈높이로 뽑으면 쇄신의 진정성이 생길 수 있나”라면서 “솔직히 면피성,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이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친문 핵심인 ‘부엉이 모임’ 출신의 전재수 의원, 최인호 수석대변인 등은 우후죽순 터져 나온 친문 후퇴론에 대해 “반성과 혁신을 할 시간도 모자라는데 계파 갈등만 부추기는 꼴”이라고 역공했다.
국민의힘도 당의 중도 개혁을 추진한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떠나자 옛 주류와 쇄신파 간 잠복한 갈등이 분출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안철수 대표가 이끄는 국민의당과 합당,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의 관계 설정, 무소속 금태섭 전 의원 등 반문(반문재인) 중도층과의 연대, 무소속 홍준표 의원 복당 여부 등 복잡한 현안만큼이나 해법도 중구난방이다. 초선 의원 중심으로 분출한 ‘영남당 탈피’를 놓고 당 일각에서 내분·분열을 야기하는 문제 제기라는 비판이 나왔다.
지금은 각 당 내부의 주도권 다툼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으나 이러한 갈등이 향후 대권주자간 경쟁과 맞물리면 정치적 사분오열과 이합집산이 촉발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동수·이현미 기자 d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