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경 시신 탈취의혹까지… 미얀마사태 악화일로

“시신 반환 대가로 10만원 요구”
네티즌들 분노… 군경만행 알려
군경, 장기 탈취해 밀매 의혹도
11일(현지시간) 미얀마 다웨이의 한 마을에서 시위대가 불교 승려의 공양 그릇인 '발우'를 들고 군부 쿠데타 규탄 시위를 벌이고 있다. 다웨이 AFP=연합뉴스

미얀마 군부 쿠데타 항의 시위에 참여했다 사망한 희생자 규모가 700명을 넘어선 가운데 군경의 시신탈취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사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12일(현지시간) 인권단체인 정치범지원연합(AAPP)에 따르면 지난 8일 밤부터 9일까지 미얀마 군경의 실탄 및 박격포 등 중화기 사용으로 시위에 참가한 80여명이 목숨을 잃은 양곤 인근 바고 지역에서 당시 군경이 시신과 부상자들을 함께 쌓아놓고 어디론가 옮기고 난 뒤 핏자국만 흥건했다는 목격자들의 증언이 나왔다.

 

AAPP는 “테러리스트들(군경)이 바고에서 숨진 영웅들의 시신을 돌려주는 대가로 12만 차트(9만6000원)씩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위터 등 SNS에는 “군경이 자신들이 죽인 시민들의 시신을 가지고 돈을 번다”거나 “돈을 내지 못해 사랑하는 이들의 시신을 넘겨받지 못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미얀마 네티즌들은 격앙됐다. 네티즌들은 군경의 강경 진압에 가족을 잃은 이들이 울부짖는 사진을 퍼 나르며 군경의 만행을 알리는 한편 시신 반환에 돈까지 요구하는 극악무도한 행태를 보인다며 비난했다. 심지어 유가족들 사이에선 시신을 돌려받고 보니 장기가 사라졌다는 말까지 나왔다고 한다. 미얀마 네티즌들이 군경의 ‘장기 탈취 밀매’ 의혹을 제기하며 올려놓은 사진을 보면 시신의 가슴 부위나 배 부위에 길게 봉합한 자국이 있다. 시민들은 “(민간인) 학살도 모자라 시신으로 장사하느냐”며 군부에 진실을 밝히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민서 기자 spice7@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