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이 ‘닷컴버블’ 이후 약 21년 만에 종가 기준 1000선을 돌파했다. 이대로 ‘천스닥’에 안착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12일 코스닥은 전날보다 11.26포인트(1.14%) 오른 1000.65에 거래를 마쳤다.
이번 코스닥의 1000선 회복은 지수가 25년 전 원점으로 되돌아갔다는 뜻이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닥시장은 한동안 바이오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커 바이오 시황이라고 할 정도였다”며 “그런데 지난 1년간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반도체 업황 회복, 전방기업의 투자 확대, 2차전지 부상 등의 변화가 많았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선 코스닥이 천스닥에 안착하려면 무엇보다 경쟁력을 갖춘 코스닥 종목이 늘어나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예를 들어 코스닥이 벤치마킹한 미국의 나스닥을 보면 전 세계에서 주목받는 종목인 테슬라와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구글, 아마존 등 거대 IT 기업들이 자리 잡고 있다. 이 같은 핵심기업들이 성장하자 나스닥 종합지수 역시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동반 성장하고 있다.
지난 9일(현지시간) 1만3900.19로 마감한 나스닥지수는 2016년 1월29일(4613.95)과 비교해 약 201% 상승했다. 반면에 코스닥지수는 같은 기간 682.80에서 1000.65로 46.55% 증가에 그쳤다.
코스닥을 대표하는 종목으로는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카카오게임즈, 씨젠, 펄어비스 등 빅 바이오기업밖에 떠오르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코스닥 시장이 성장하려면 배터리·바이오·IT·게임(BBIG)으로 대표되는 유니콘기업이 커져야 한다는 분석이다. 카카오와 네이버 등 코스닥에 상장했던 기업이 코스피로 이탈하는 것을 막으려면 유인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이를 위해 유니콘 기업이 코스닥 상장에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마련해줘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대표적으로 코스닥 시장에 상장해도 패시브 펀드 자금이 유입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상장기업이 코스피 시장을 원하는 대표적인 이유는 대다수 펀드가 코스피 또는 코스피200 등을 추종하고 있어 안정적인 자금이 들어오기 때문이다.
김종선 코스닥협회 전무는 “코스닥 상장사를 대상으로 맞춤형 세제지원이나 업종을 대표하는 기업에 집중적으로 지원해 주는 방안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김범수 기자 swa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