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들은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 재구조화 사업에 대해 14일 “즉각 중단하라”면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문제 해결에 나서라고 강력히 촉구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과 문화도시연구소 등 9개 시민단체는 이날 공동성명을 내고 “오세훈 시장은 선거운동 기간에 한 약속을 즉각 이행하라”며 “재구조화 공사를 중단하고 공론화 일정을 밝혀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보궐선거가 끝난 지 1주일이 지났는데도 광화문 광장 공사가 중단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광화문 광장 재구조화 사업은 고(故) 박원순 전 시장 재임 시절 ‘사람이 쉬고 걷기 편한 새로운 광화문 광장’을 만들겠다며 추진한 사업이다. 2016년 구성된 광화문 포럼을 통해 시민의견을 모았고, 예산 800억원을 들여 지난해 11월부터 공사에 들어갔다.
오 시장은 지난 12일 광화문 광장을 비롯해 주요 부동산 정책 관련 업무를 보고받은 뒤, 향후 2~3개월간 재구조화와 관련한 대안의 마련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진행 중인 공사를 중단하라는 지시는 별도로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오 시장은 선거운동 기간에 광화문 광장 재구조화에 비판적인 반응을 보였었다.
이들 단체는 “오 시장과의 면담을 공로 요구한다”며 “이른 시일 안에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이 오 시장과 면담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2009년 광화문 광장을 처음 조성한 사람은 오 시장이었다”며 “당시 충분한 공론화와 사회적 합의를 이루지 못해 재구조화 사업이 나오게 됐다”고도 지적했다.
이에 ‘결자해지’의 자세로 오 시장이 문제 해결에 앞장서야 한다는 게 단체들 주장이다.
그러면서 “이번 기회를 놓치면 이전 시장과 마찬가지로 전임자 탓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부디 오 시장은 좋은 기회를 놓치지 말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단체들은 광화문 광장 공사 중단이 ‘혈세낭비’가 될 수 있다던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을 향해서도 메시지를 냈다.
이들은 “김 의장은 광화문 광장 공사 중단을 ‘혈세낭비’라고 한다”며 “서울시의회는 이미 재구조화 사업 문제점이나 박 전 시장 사후 서울시의 졸속 추진에 대한 문제점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또 “시의회는 서울시의 예산 낭비를 방치한 책임이 있다”며 “김 의장과 서울시의회는 부끄러운 줄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는 “어떤 시장이 들어와도 되돌릴 수 없게 의도적으로 만든 것 아니냐”며 “이것이야말로 서울시 공무원들과 시의원들이 합작한 ‘알박기’ 행정이다”라고 꼬집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