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정부와 대만 당국이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해양방출 계획에 우려를 나타내면서 투명성이 있는 조치를 요구했다.
14일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마리아 자카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13일(현지시간) 발표한 성명에서 해양방출 결정에 대해 “심각한 우려(serious concern)를 표명한다”며 “일본 정부가 방사능 위협을 일으킬 수 있는 일본 정부의 행위를 우려하는 나라들에 적절한 투명성을 보여줄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와 관련해 러시아 정부는 필요할 경우 오염수 방출 해역의 방사능 모니터링을 허용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통신이 전했다.
장둔한(張惇涵) 대만 총통부 대변인은 입장문을 통해 “여러 계기에 일본 측에 고도의 우려 의사를 표명하면서 대만인과 환경단체의 우려를 전달했다”며 “관련 기구인 원자력위원회가 이미 일본 측에 정식으로 반대 의견을 개진한 바 있다”고 유감을 나타냈다. 대만 행정원 산하 원자력위원회는 성명에서 “일본대만교류협회(대만주재 일본대사관 역할)가 일본 정부의 공식 결정에 앞서 원전 폐수를 바다에 희석해 나눠 내보낸다는 설명을 해온 바 있다”며 “당시 이에 대한 반대 의견을 밝혔음에도 일본이 이런 결정을 유지해 유감”이라고 밝혔다.
유럽연합(EU)은 대변인을 통해 “관련 절차에서 완전한 투명성을 제공하는 중요하다”면서 향후 상황을 계속 주시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 환구시보(環球時報)는 이날 일본 정부 결정에 대한 미국 정부의 용인에 대해 “일본이 오염수 방류 결정을 내린 것은 미국의 용인을 받았기 때문”이라며 “다른 나라가 비슷한 결정을 했다면 미국은 비난하지 않았을 리 없고, 서방 여론의 태도도 지금보다 훨씬 험악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영문 글로벌타임스는 공범(Partner in crime)이라는 제목의 만평(사진)에서 성조기가 그려진 연미복을 입은 미국인이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방류 현장을 바라보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든 모습을 표현했다.
한편 2041~2051년이 목표인 후쿠시마 제1원전의 폐로(廢爐) 전망이 보이지 않고 있다고 일본 아사히신문이 이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목표 시기까지 사고 원자로 내 녹아내린 핵연료(데브리)를 제거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폐로 시기를 특정할 수 없어 현재 하루 140t 규모로 발생하는 오염수가 제로(0)가 되는 시기도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결국 일본 정부는 13일 해양방출 결정을 내리면서도 오염수 방출 총량을 공표하지 못했다.
도쿄=김청중 특파원 c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