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의 첫 방역기획관에 내정된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가 코로나19 백신 구매에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던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고 있다. 청와대는 기 기획관이 백신 업무가 아닌 방역을 담당한다며 특별히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기 기획관은 지난해 11월 한 방송에서 “한국은 지금 일단 환자 발생 수준으로 봤을 때 전 세계적으로 그렇게 (백신이) 급하지 않다”며 “다른 나라가 예방 접종을 먼저 해 (역작용 등의) 위험을 알려주는 것은 고마운 일”이라고 말했다.
윤희숙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백신 확보 전쟁이 한창일 때 일반 국민에게 ‘백신 확보가 중요하지 않다’며 혹세무민을 했다. 그간 정권에 봉사한 분들에 대한 보은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황규환 상근부대변인은 기 기획관의 남편인 이재영 전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이 지난해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경남 양산갑에 출마했던 사실을 언급하며 “또 하나의 보은 인사”라고 주장했다.
청와대는 기 기획관이 백신 업무를 담당하지는 않는다고 반박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사회정책비서관은 백신 확보를 담당하고 방역기획관은 거리두기 정책, 진단검사 등 방역 정책을 담당하게 된다”고 말했다. 기 기획관 임명은 방역 대책에 대한 청와대의 의지를 보여주는 인사라는 설명이다. 앞서 청와대는 지난 16일 기 기획관을 임명하면서 “방역과 접종을 나눠서 방역 정책은 예방의학 전문가인 기 신임 방역기획관이 전담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현미·이도형 기자 engin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