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둔 사장님' 28개월째 감소…'나홀로 사장님' 26개월째 증가

전문가들 "코로나19 위기와 최저임금 인상 등의 영향이 겹치면서 '직원 둔 사장님'은 줄고 '나홀로 사장님'이 늘어나는 추세가 계속되고 있다"

직원을 둔 자영업자 수가 역대 최장인 28개월 연속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취업자 수가 13개월 만에 증가하는 등 고용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자영업 한파는 여전하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위기와 최저임금 인상 등의 영향이 겹치면서 '직원 둔 사장님'은 줄고 '나홀로 사장님'이 늘어나는 추세가 계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연합뉴스가 18일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마이크로데이터와 국가통계포털을 분석한 결과 3월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130만4천명으로, 1년 전보다 9만4천명 감소했다.

 

상용근로자, 임시근로자, 일용근로자 등 임금근로자 모두 늘고 비임금근로자 중에서도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가 늘어난 것과는 대조적이다.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2018년 12월(-2만6천명)부터 올해 3월까지 28개월 연속으로 줄었다. 이는 월 단위 취업자 통계 집계를 시작한 1982년 7월 이후 최장 기간이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영향이 있던 1998년 1월∼1999년 8월(20개월), 2006년 4월∼2008년 3월(24개월) 등 앞선 두 차례의 장기간 감소를 뛰어넘었다.

 

반면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2019년 2월(4천명)부터 올해 3월(1만3천명)까지 26개월 연속 늘었다.

 

40대 이상에서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 감소…2030은 증가

3월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 감소폭을 연령별로 나눠보면 40대 이상에서 감소가 나타났다.

 

40대는 5만4천명 줄었고 50대는 5만명 줄었다. 60세 이상은 1천명 감소했다. 반면 20대는 2천명, 30대는 7천명 각각 늘었다.

 

산업별로 보면 제조업(-2만7천명)에서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가 가장 많이 감소했다.

 

제조업은 전체 취업자가 1만1천명 줄었는데, 상용근로자(6만7천명)만 대폭 늘고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와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4천명), 임시근로자(-3만8천명), 일용근로자(-7천명) 모두 감소했다.

 

이어 도매 및 소매업(-2만4천명), 사업시설 관리·사업 지원 및 임대 서비스업(-1만4천명), 예술·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1만2천명) 등에서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가 많이 감소했다.

 

이 중 코로나19 타격이 큰 예술·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의 경우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5천명 증가했다.

 

또 다른 코로나19 타격 업종인 숙박 및 음식점업은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2천명 감소한 반면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1천명 이하 소폭으로 늘었다.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줄고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늘어난 데는 코로나19 위기에 따른 자영업의 어려움과 최저임금 인상 등이 중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종욱 서울여대 명예교수는 "2018년 말과 2019년 초부터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가 직원들을 내보내면서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가 되는 경우가 늘었는데 코로나19 위기가 닥치면서 이런 현상이 가속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진국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IMF 위기 당시 1998년∼1999년 2년간 1997년 대비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가 28만8천명 감소하고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8만9천명 늘었는데 지금이 그때와 비슷한 양상"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어느 정도 규모를 갖춘 자영업자들이 매출 하락 시 가장 먼저 하는 게 인력 감축인데 이로 인해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가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로 넘어가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 감소 등으로 코로나19 위기 이후 한국의 '자영업 과잉 구조'가 변화를 겪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이 연구위원은 "단기간에 자영업 매출 저조 문제나 과잉성이 해소되기는 어렵다고 본다"며 "폐업 이후 지원이 부족해 한계 자영업자가 그만두지 못하는 문제가 있기에 재취업 활성화와 지원 확대가 필요하고, 자영업 진입 시에도 기술 교육 등을 통해 업종을 다양화하는 등 장기적인 대책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사진=연합뉴스TV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