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수급 불안에 백신 접종 일정을 짜야 하는 방역 당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우선 가능한 사람들 중심으로 맞히기 시작했지만, 백신 접종 상황은 한 달 뒤도 예측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19일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이날까지 국내 들어온 백신은 화이자 백신 161만7000회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200만6000회분 총 362만3000회분이다. 여기에 상반기 중 아스트라제네카 866만8000회분, 화이자 579만7000회분 도입이 예정돼 있다. 일정대로 도입되면 상반기 아스트라제네카 1067만4000회분, 화이자 741만4000회분이 공급된다.
개별계약한 아스트라제네카 700만회분은 5, 6월 도입된다지만 구체적인 도입 날짜는 미정이다. 이 때문에 접종 계획은 4월까지만 제시돼 있다. 정은경 추진단장은 “백신 제조사가 백신 공급 시기를 한두 달 전에 확정하기에 우리가 원하는 조기 확정이 되기 어려운 한계가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올 하반기 상황은 더 복잡해질 수 있다. 상반기 1200만명 접종 계획에서 만 30세 미만 64만명 정도가 제외되면서 3분기 접종 인원이 더 많아졌다. 전 국민의 70%가 올해 안에 1차 접종이라도 마치려면 하반기에 2400만명 이상이 집중적으로 접종해야 한다.
그러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희귀혈전증 우려로 30세 미만이 맞을 수 없다. 얀센 백신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처럼 희귀혈전증 부작용 우려가 제기된 상황이다. 모더나 4000만회, 노바백스 4000만회분 공급 일정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화이자, 모더나는 전 세계적으로 백신 확보 경쟁이 치열해 우리가 필요한 분량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미국은 화이자, 모더나 백신에 대해 부스터 샷(추가 접종) 계획까지 검토하고 있다. 또 다른 백신 부작용, 변이 바이러스, 항체 지속기간 등 새로운 변수들도 계속 생겨나고 있는 실정이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바이러스 계열에 대한 면역은 접종 1∼2년 뒤에는 유의미하게 떨어져 추가 접종이 필요할 것이라는 예측이 있었고, 변이 바이러스의 출현도 고려해야 한다”며 “향후 전망까지 감안해 백신 확보 전략을 짜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한 40대 간호조무사가 급성 파종성 뇌척수염 진단을 받고 병원 치료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추진단에 따르면 이 환자는 지난달 12일 백신을 접종했다. 같은 달 19일 두통, 두드러기 등 이상반응이 나타난 뒤 증상이 악화해 26일 입원해 현재 치료를 받고 호전 중이다. 박영준 추진단 이상반응조사지원팀장은 “1개월 이후 추가 검사를 시행해 최종 진단명을 확인한 뒤 백신과의 인과성을 심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