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블체어' 놓고 갑론을박…"만족스럽다" VS "불편해 방구석에 방치"

사측 "커블체어는 치료용이 아니라 지렛대 원리로 특허 받은 기술로 만든 자세교정의자. 다만 디스크까지 치료한다는 건 아니었다" / "어느정도 효과가 있다, 혹은 최악의 경우 효과가 없다라는 식의 검증 보고서가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한 상황"

이른바 '손연재 의자'로 알려진 자세교정의자 '커블체어'를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사용이 만족스럽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구매하고 일주일도 안 돼 불편해 방구석에 방치했다는 이야기도 다수다. 

 

커블체어가 디스크를 도리어 악화시킨다는 견해까지 있다. 많이 팔리는 만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마케팅에 현혹돼 잘못된 소비를 했다는 후회의 글도 꾸준하게 올라오는 추세다.

 

더팩트 보도에 따르면 굴곡을 뜻하는 '커브(Curve)'와 '할 수 있다(Able)'를 조합한 의자 '커블체어'는 최근 마케팅 성공 사례의 대명사로 꼽히고 있다. 

 

커블체어가 입소문을 타기 시작한 데는 '2+1' 전략이 한몫했기 때문이다. 커블체어 컴피의 경우 1개 구매 시 가격은 4만 4900원이다. 2개를 구매하면 8만 9800원이나, 1개를 더 주기 때문에 1개당 2만 9933원꼴이 된다. 

 

소비자들은 1개를 구매할 때보다 여러 개를 구매할 경우 개당 가격이 낮아지기 때문에 가격 민감도가 낮아져 저렴하다는 인식을 얻게 된다.

 

커블체어의 이같은 가격 구성 전략은 사무실에서 일하는 직장인들의 심리를 정확하게 파고 들었다. 직장인은 집단성이 높은 고객군으로, 구전 마케팅의 효과가 두드러질 수 있다. 소비자는 공동으로 구매할 대상을 찾기 위해 직장 동료에게 구전으로 제품의 좋은 점을 설명하게 된다. 수요 고객층이 알아서 커블체어를 홍보하는 효과다.

 

입소문 효과를 톡톡히 누리던 에이블루는 지난 2020년 4월 중소기업 전문 홈쇼핑채널인 홈앤쇼핑에도 발을 들이며 입지를 넓혔다. 이어 같은 해 7월 에이블루는 전 체조선수인 손연재를 광고 모델로 발탁, TV와 인터넷 광고 등을 병행하면서 브랜드 가치를 급격히 높였다.

 

다만 상승가도를 달리는 매출 추이와 달리 일부 소비자들의 만족도는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과장광고에 속았다는 토로도 늘고 있다.

 

이에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광고에 속았다. 이쯤 되면 손연재에게 보너스 챙겨줘라", "사서 앉아보니 교정이 아니라 맨살을 플라스틱 바가지에 쑤셔 박아 고통을 주는 이상한 상품이다", "일주일 정도 꾸준히 써 봤는데 너무 불편해서 방치해뒀다가 그마저도 걸리적거려서 당근마켓에 3만 원에 팔아 버렸다"는 등의 비난이 봇물을 이룬다.

 

유튜브에는 커블체어가 오히려 디스크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견해를 담은 동영상도 올라온 상태다. 한 재활의학과 의사는 커블체어는 엉덩이를 끝까지 붙여서 제대로 사용하면 바라는 커브가 나오는데 어정쩡하게, 구부정하게 사용하면 오히려 골반이 뒤로 넘어가면서 허리가 펴지고 디스크를 압박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영상은 본래 디스크가 있거나 허리가 아팠던 분들은 의자를 사용하는 데 주의가 필요하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커블체어와 관련, 공정거래위원회 국민신문고에도 민원이 들어간 상태다. 공정거래위원회 소비자안전정보과 관계자는 "민원이 들어와서 광고를 확인한 바가 있는데, 당장은 사건화해서 보기에는 이른 단계다. 광고에 치료효과가 있다거나 퍼센트(%)와 같이 계산된 표현이 있다면 팩트와 결부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근거 자료 제출을 요구할 수 있지만 현재로서는 표시광고가 문제 있다고 말하기 어려운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에이블루 관계자는 더팩트에 "커블체어는 치료용이 아니라 지렛대 원리로 특허 받은 기술로 만든 자세교정의자다. 바른 자세로 앉는 데는 도움이 된다는 것에 관해서는 전문가들에게 자문을 구했다. 2020년에는 연구소도 설립했고, 어느정도 자세교정에 효과가 있다는 내부 결과에 따라 제품을 양산한 것이다. 다만 디스크까지 치료한다는 건 아니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언론에 알릴 정도의 검증 보고서를 내기 위해서는 많은 분들이 사용을 해야 한다. 아직까지는 여러 의견과 인자를 종합한 신뢰적인 데이터가 나오지는 않았다. 어느정도 효과가 있다, 혹은 최악의 경우 효과가 없다라는 식의 검증 보고서가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한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사진=유튜브 채널 '닥터고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