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박원순 전 시장의 성추행 사건에 대해 서울시 차원의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등과 관련된 이의 인사 조치 단행, 성희롱 신고 핫라인 개통, 원스트라이크아웃제 등을 즉시 도입한다고도 밝혔다.
오 시장은 20일 온라인 브리핑을 통해 “전임 시장 재직시절 있었던 성희롱·성폭력 사건에 대해 서울특별시를 대표하는 현직 서울시장으로서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며 “지난 1년여 간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힘든 시간을 보낸 피해자와 가족분들께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문을 시작했다.
이어 “사건 발생 즉시 제대로 된 즉각적인 대처는 물론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에 대해서도 서울시의 대처는 매우 부족했다”고 인정하며 “설상가상으로 전임시장의 장례를 서울시 기관장으로 치르고, 서울광장에 설치된 분향소를 보면서, 피해자는 또 하나의 엄청난 위력 앞에서 절망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피해자에게 공감을 표현했다.
피해자의 업무 복귀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오 시장은 앞서 피해자를 만나 업무 복귀 문제를 상의했고, 이를 원활히 추진 중이라 밝혔다.
오 시장은 “동일 또는 유사한 성범죄 사건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시장으로부터 완전히 분리 독립된 외부전문가들로만 구성된 전담특별기구를 설치할 것을 공약한 바 있다”며 “하지만 여기서 머물지 않고
사건 당시 인사문제, 장례식 문제 등과 관련해 책임 있는 자리에 있었던 인사의 인사명령 조치도 단행했다”고 말했다.
피해자가 안정적으로 일상과 업무에 복귀하는 것을 넘어 조직 내 유사한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오 시장은 “아직도 우리 서울시 청사 내에서 성희롱 피해사례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고 한다”며 “이는 그간 성비위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전보 발령 등 땜질식 처방에 머물렀기 때문임을 부인할 수 없다. 이제는 진정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성추행에 대한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즉시 도입을 선언했다. 성희롱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2차 피해가 가해질 경우에도 일절 관용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비위 사건 신고 핫라인 개통도 약속했다.
박 전 시장 사건에 대한 서울시 차원의 재조사 계획에 대한 질문에는 “피해자가 재조사 요청을 하면서 진실과 거짓을 밝히는 것과 함께 인사 조치는 최소화해달라고 부탁한 점이 가슴아팠다”며 “관계자의 징계로 인해 업무 복귀 시 조직 내에서의 어색함 등을 염려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해자가 동료들에게 어색한 대접을 받지 않도록 최대한 배려하겠다”고 덧붙였다.
정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