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문 마케팅 펴는 洪, 2030에 손짓하는 宋, 손실보상 강조한 禹

민주 당권주자 호남서 ‘3인3색’ 경쟁

저마다 당 지지 기반 호남과 인연 강조
“계파·파벌서 자유롭다” 강조한 宋 향해
洪·禹 “당내 계파는 없다” 일제히 반박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인 홍영표·송영길·우원식 후보(왼쪽부터)가 20일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당 대표 후보 호남권 순회 합동연설회에서 나란히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당 대표에 도전하는 홍영표, 송영길, 우원식 후보(기호 순)가 당의 ‘안방’으로 불리는 호남을 찾아 표심 공략에 나섰다. 4·7 재보궐선거 참패 이후 당내 ‘친문(친문재인) 책임론’이 제기되는 가운데, 당권 주자 3인방의 이른바 ‘계파 논쟁’도 격화하면서 전당대회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20일 광주와 전북 전주에서 열린 당 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 순회 합동연설회에서 세 후보는 입을 모아 ‘혁신’을 외쳤지만 서로 다른 강조점을 내세우며 ‘3인3색’의 면모를 보였다.



가장 먼저 연단에 오른 우 후보는 ‘민생’을 전면에 내세우며 손실보상법 소급적용, 부동산정책 전면 검토 등을 공약했다. 우 의원은 “재정이 화수분이 아니라지만, 국민의 인내도 화수분이 아니다. 전국민재난지원금을 강화하고 손실보상 소급적용으로 누적된 손실을 보상해야 한다”고 했다.

송 후보는 “민주당이 더 이상 ‘꼰대 정당’이 돼선 안 된다”며 “2030 청년이 희망을 걸 수 있는 민주당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수도권 소재 공공기관 112곳 이전 추진 △광주 군 공항 이전지원 특별법 등을 공약하며 “가덕도 신공항을 만든 저 송영길, 관료들을 변화시키겠다”고 다짐했다.

홍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과 가감 없이 소통할 수 있는 유일한 후보”라고 강조하며 ‘친문 마케팅’에 나섰다. 홍 후보는 “민주화 이후 반복된 ‘대통령의 불행’을 끊고 제4기 민주당 정부를 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 뉴시스

세 후보는 당 핵심 지지 기반인 호남과의 인연을 강조하며 구애에 나섰다. 송 후보는 “광주 5·18을 겪은 호남의 아들”, 우 후보는 “1987년 대선에서 패배한 김대중을 지키기 위해 평민당에 입당했다”고 말했다. 홍 후보는 광주에선 “광주·전남의 결정이 대한민국 진로를 바꿨다”고, 전북에선 고창 출신임을 강조하며 “전북의 아들 홍영표”라고 말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 뉴시스

계파 논쟁도 불이 붙었다. 앞서 송 후보가 “홍 후보는 (친문) 부엉이 모임, 우 후보는 민평련의 지지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나는 계보 찬스를 쓰지 않는다”고 말한 데 대해 이날 오전 우, 홍 후보는 ‘반송(反宋) 전선’을 구축하며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 뉴시스

우 후보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계파를 꺼내는 순간 없던 계파가 생긴다. 당엔 계파가 없다”며 “갑의 횡포를 막고 을의 눈물을 닦는 을지로위원회와 민생이 저의 정치철학의 중심인데, 이것을 ‘계파 찬스’라고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반박했다. 홍 후보도 라디오에서 “도대체 어떤 기준이 친문이고 비문(비문재인)인지 나는 잘 모르겠다. 그런 식의 계파 분류는 4·7 재보선 참패 이후 나타난 언어들”이라며 “(계파는) 한마디로 옛날이야기다. 그런 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송 후보는 이날 오후 합동연설회에서도 “계파와 파벌에서 자유로운 제가 공정하고 투명하게 대선 경선을 관리하겠다”고 강조하며 다시 한 번 ‘무(無)계파’를 내세웠다.

 

이동수 기자 d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