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최근 가정에서 재택근무나 온라인 수업을 하면서 PC나 노트북, 스마트폰, 태블릿 등의 사용시간이 급격히 늘고 있다. 이 때문에 디지털 질병인 ‘VDT(Video Display Terminal) 증후군’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이 급증했다.
VDT 증후군은 전자기기를 장시간 동안 사용할 때 생기는 각종 신체적․정신적 장애를 말한다. 목이나 어깨, 팔, 손 등의 결림, 저림, 통증과 눈의 피로 등이 증상으로 나타난다.
2019년 VDT 증후군 관련 질병 수진자 분석 결과를 보면 근막통 증후군이 가장 많았고 뒤이어 안구건조증, 거북목(일자목) 증후군, 손목터널 증후군 순이었다.
서울아산병원 안과 이훈 교수는 21일 VDT 증후군 중 안구건조증의 증상과 예방법에 대해 소개했다.
안구건조증은 우리 눈의 눈물 분비가 줄어들거나 정상보다 빨리 증발하는 증상을 말한다. 눈물은 울 때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 적은 양이나마 항상 분비돼 눈 표면을 적시면서 눈을 보호하는 보호막 작용을 한다. 또 눈을 깜박일 때 눈꺼풀과 눈 표면 사이의 마찰력을 감소시키는 윤활유 작용도 한다. 하지만 안구건조증에 걸리면 이러한 눈물의 기능이 저하된다.
증상으로는 눈이 뻑뻑하면서 모래가 굴러다니는 것 같거나 금방 피곤해져서 책이나 TV, 컴퓨터 등을 오래 못 본다던지, 눈뜨기가 힘들고 차라리 감아야 편하거나, 눈이 자주 충혈되는 등이다.
안구건조증은 나이가 들면서 눈물의 분비량이 줄어들면서 증상이 악화된다. 특히 여성의 경우에는 갱년기 변화에 의한 호르몬 변화까지 가중돼 그 정도가 더 심해진다. 또 눈꺼풀에 염증(안검염)이 있거나 눈을 제대로 못 감는 경우에도 생기고, 안약을 함부로 사용하거나 혈압, 감기약, 우울 신경증약 등을 복용하는 경우에도 잘 생긴다.
이 밖에 건조하거나 먼지가 많고 공해가 심한 지역에서도 흔히 발생할 수 있다.
안구건조증을 개선하려면 실내온도를 낮추고, 가습기를 사용해 습도를 적절하게 유지해야 한다. 외출 시에는 보호용 안경을 착용함으로써 미세먼지 등이 포함된 센 바람이 눈에 직접 접촉되지 않도록 한다.
증상이 나아지지 않으면 인공누액을 사용하게 되는데, 인공누액은 방부제가 들어간 것과 그렇지 않은 것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방부제가 들어간 것은 보통 안약병에 담겨 포장돼 있으며, 하루에 4~5번 정도까지 사용해야 한다. 그 이상의 사용은 방부제 독성으로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
이와 함께 안구건조증이 눈꺼풀 염증과 동반된 경우에는 눈꺼풀 마사지 및 염증치료를 병용하며, 드물게 스테로이드성 안약을 일시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안구건조증 예방을 위해서는 전자기기의 사용 시간을 최소화해야 한다. 30분 이내로 사용하는 것이 좋고, 1시간 이상이 될 경우 적어도 10~15분간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
TV나 모니터 또는 스마트폰 화면의 높이를 정 자세로 앉아 정면을 바라볼 때의 눈 높이 정도로 유지해야 하며 눈을 자주 깜박이는 것이 도움이 된다. 화면의 밝기는 너무 밝지 않게 조절하고, 화면과의 거리는 40~50cm 정도를 유지하도록 한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